치과용 임플란트 선두권 업체로 평가받는 오스템임플란트(048260)가 1,900억 원 규모의 대형 횡령 사건에 휘말리면서 여러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횡령 사건 뿐만 아니라 앞서 임원들의 횡령 등이 드러난 바 있어 회사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이미지가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내부 관리 제도 개선을 위해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업계 국내 1위·세계 4위에 올라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 매출 규모로만 보면 오스템임플란트(6,316억 원)는 국내 2위 수준인 덴티움(145720)(2,297억 원)의 2배를 웃돌고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정상권을 꿰차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2021년 오스템임플란트의 매출은 8,148억 원에 달한다. 전년도보다 약 30% 매출 성장을 기록했을 거란 시각이다. 여기에 회사 측은 오는 2023년 매출 1조 원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형 사건으로 회사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물론 경찰이 행방을 쫓는 자금담당 직원의 계좌를 동결해 빼돌린 자금을 제때 회수하면 여파가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설명이 있지만 최악의 경우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파장이 작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많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순이익은 2020년 1,035억 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경우 횡령 자금의 회수 수준에 따라서 순이익에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기간 산정은 어렵지만 최대한 빠른 조치로 가능한 모든 금액을 회수해 영향이 미비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면서 “최악의 경우는 2021년 당기순이익에 손실로 인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역대급’ 횡령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오명을 쓰며 실추된 회사 이미지와 신뢰 문제는 더 심각하게 짚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팀장급 직원 1명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빼돌렸다는 점과 회사가 수 개 월 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은 내부 통제 시스템에 큰 구멍이 났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물론 해당 직원의 불법 행위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규모와 위상 등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등 홍역을 한 차례 치른 바 있어 이를 대하는 시선은 더 따가운 분위기다. 지난 2014년 창업주인 최규옥 당시 대표와 임원 일부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 최 대표는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회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 등을 시도했고 당시 연구소장으로서 R&D를 책임지던 엄태관 전무이사가 대표로 올라섰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둘러싼 여러 소음이 이어지자 경쟁사들은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모습도 일각에서 나타난다. 이날 증시에서 덴티움, 디오(039840) 등 후발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개인의 일탈 범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회계 감사 등을 비롯한 내부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감사실은 지난해 9월 기준 실장 1명을 포함한 11명으로 운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벌어졌던 횡령 및 배임 등 사건 이후 체제를 바꾸는 등 노력이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건 규모가 과거보다 훨씬 큰 만큼 회사 전반을 점검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