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임플란트 시술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소식이 2030세대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자 이에 착안해 고령층을 겨냥한 정책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지만 제도 안정성이나 재원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제안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5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탈모약의 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은 현재 만 65세 이상에 한해 1인당 2개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민주당은 연령 제한이나 개수 제한, 본인 부담률 인하까지 열어놓고 있다. 공약으로 확정되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의 일환으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주요 공약에 포함되지 않지만 민생에 직결되는 개별 정책들을 소확행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민주당은 탈모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 고무돼 있다. 지난 2일 민주당 청년선대위의 공약 제안에 이 후보가 즉석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자 탈모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미지나 영상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곧바로 “(모발을) 심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이날 간담회를 개최해 분위기를 띄웠다. 임플란트 시술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침도 이러한 대응의 연장선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공약 발표 없이 기대만 주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단순노화·남성형 탈모는 문재인 케어에서도 배제된 사안”이라며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 교수 역시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1,000억 원대를 지출하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며 “환자나 제약 회사는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유권자 여러분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도 “시민들의 호응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여드름이나 주름 치료 같은 미용 시술에도 적용해달라고 하면 골치 아플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 할지 검토 중”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