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가계 여유자금 규모가 3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5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지원금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체 가계가 보유한 예금과 현금은 2,100조 원에 육박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현금·예금 잔액은 2,088조 2,2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보다 42조 5,319억 원 늘어났다. 2020년 2분기(53조 2,604억 원) 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제외한 순자금 운용액(여유자금)은 35조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 자금 조달 규모는 49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53조 3,000억 원) 대비 축소됐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가계 자금 운용은 83조 1,000억 원에서 84조 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저축성 예금을 중심으로 예금 증가 규모가 확대된 반면 주식은 시장 여건을 반영해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가계 금융자산 중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0.3%에서 2분기 21.6%로 크게 늘었으나 3분기 21.0%로 소폭 축소됐다. 대신 예금 비중이 40.5%에서 40.7%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만 봤을 때 금리 인상 등에 따라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장기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며 “이러한 리밸런싱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