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조선 건국을 기점으로 김영철과 주상욱의 갈등을 본격화하며 휘몰아치는 사건의 연속을 예고했다.
지난 8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 연출 김형일, 심재현) 9회에서는 새 나라 조선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된 이성계(김영철 분) 이야기가 그려지며 인물들 간 새로운 관계 변화가 일어났다.
앞서 이방원(주상욱 분)은 정몽주(최종환 분)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라는 이성계의 뜻을 어기고 가문의 앞길을 막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정몽주를 제거했다가 아버지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가문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궂은일도 마다치 않았던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을 모았다.
어제 방송에서 이성계는 정도전(이광기 분)과 자신을 따르는 신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기 1392년 음력 7월, 위화도 회군 4년 만에 왕좌에 올랐다. 모두의 염원이 이뤄지며 행복한 일만 가득할 줄 알았지만, 손을 맞잡고 대업을 향해 나아갔던 이성계의 가족들은 그날부터 조금씩 분열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자신이 낳은 아들 이방석(김진성 분)을 세자로 앉힌 강씨(예지원 분)의 움직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성계는 이방원은 물론이며, 향처 한씨(예수정 분)의 아들들과도 거리를 뒀다. 즉위식 당일 날 이방원, 이방과(김명수 분), 이방의(홍경인 분), 이방간(조순창 분)을 궁궐에 들이지 못하게 한 것.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방원과 형제들은 허탈함에 말을 잇지 못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궁궐을 바라보는 이방원의 차가워진 눈은 또 다른 갈등을 암시했다.
그대로 물러날 수 없었던 이방원은 그 길로 이성계를 만나기 위해 궁궐로 향했다. 퇴궐하는 이성계를 배웅하기 위한 문무백관들은 무릎을 꿇고 앉아 버티고 있는 이방원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방원은 이성계를 향해 용서를 빌었지만, 이성계는 “늦었다. 난 이미 널 버렸다. 길을 비켜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방원은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버림받은 아들이 되어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버림받은 왕자인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그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민씨(박진희 분)는 남편을 대신해 분노를 터트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이성계의 마음을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강씨를 원망하기도. 그 시각, 이성계와 강씨는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이성계는 강씨를 왕비로, 그녀의 아들을 세자로 삼을 것을 약속했다. 그는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아내를 다정하게 안아줬다.
대신들은 이번에 큰 공을 세운 이방원을 비롯한 이방우, 이방과를 세자로 세울 것을 추천했지만, 이성계는 강씨의 둘째 아들 이방석을 언급했다. 모두의 분위기가 무거워졌고 조준(노영국 분)이 모두를 대신에 큰 분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때 강씨가 등장해 조준을 채근해 극도의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처럼 ‘태종 이방원’은 더욱 심화된 부자(父子)간의 갈등과 정치판의 전면으로 나서게 된 강씨의 본격적인 움직임, 그리고 졸지에 내쳐진 이방원과 그 형제들의 이야기 등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되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키며 풍성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