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내홍을 수습한 뒤 지지율 회복세가 완연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윤 후보 지지율 반등의 영향으로 일부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윤 후보는 경선 승리 이후 최고조였던 지지율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이를 흡수한 상태다. 윤 후보가 설 전까지 안 후보의 지지율을 가져오지 못하면 단일화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요동치는 현재의 지지율이 자력 득점보다는 자책골로 인한 ‘어부지리’의 성격이 강한 만큼 큰 실수를 하는 쪽은 무조건 지는 구도가 고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2일 서울경제가 이번 주 공표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윤 후보 지지율은 회복세가 뚜렷했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8~10일 실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윤 후보는 3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5~27일의 34.9%에 비해 3.1%포인트 반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 후보는 42.4%에서 35.3%로 7.1%포인트 하락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한 것은 6일 ‘원팀 선언’으로 당 내홍을 수습한 뒤 2030세대를 겨냥한 선거운동을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을 밝혔다. 또 주말 동안 ‘AI 윤석열’ ‘59초 쇼츠 영상’ 등 온라인에서 놀이로 여겨질 게시물을 쏟아냈다. 이에 윤 후보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27.8%에서 4.3%포인트 오른 3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후보는 7.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윤 후보 지지율은 경선 승리 직후와 비교하면 아직 7%포인트가량 부족하다. 두 달여간 10%포인트 하락했다가 3%포인트 정도 반등한 것이다.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부득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등의 말실수로 깎인 지지율을 전부 회복하지는 못했다. 특히 60대 이상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이득을 보지 못했다. 그는 각종 조사에서 40% 내외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 지지층이 옮겨오지도 않고 중도층이 추가로 지지하지도 않는다. 이 후보에 대한 여성들의 비호감이 장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이 후보는 여성층의 비호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반사 효과를 고스란히 누렸다. 안 후보는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2주 만에 6%포인트 오른 11%를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진행된 조원씨앤아이 조사(8~9일)와 YTN의 의뢰로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10~11일)에서도 각각 3주 전에 비해 8.2%포인트, 8%포인트 오른 12.9%, 12.2%를 기록했다. 안 후보가 얻은 지지율은 윤 후보가 잃은 지지율과 비슷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어서 안 후보가 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이 후보의 박스권 돌파, 윤 후보 지지율 추가 회복이다. 특히 윤 후보의 지지율이 최고조 수준으로 회복되면 안 후보 지지율이 쪼그라들 수 있다. 안 후보는 아직 ‘마의 15%’를 안정적으로 돌파하지 못했다. 반대로 윤 후보가 실수하거나 악재가 터져 안 후보가 윤 후보의 지지율을 추가로 흡수하면 단일화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 소장은 “윤 후보가 이 후보와 더 격차를 벌리면 안 후보와 자연스럽게 단일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