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 하루 전인 내달 14일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국세 수입이 당초 계산보다 10조 원안팎으로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왔다”면서 “정부도 (추경 편성이) 곤란하다고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추경 편성을 통해 코로나19로 피해를 당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범위를 늘릴 방침이다. 아직 여야 간은 물론 당정 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추경 강행 날짜까지 밝혔다. 이러니 “매표용 추경을 밀어붙여 관권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일 ‘설 전 25조~30조 원 규모의 추경이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추경 처리 시점을 설 이후로 늦추면서도 실행 계획으로 이 후보 뒷받침에 나선 것이다.
연초 추경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제 막 2022년 본예산 집행이 시작됐을 뿐이다. 본예산에도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지원 방안이 들어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추가 세수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연초 추경을 강행하려는 것은 대선 표심을 의식한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가 부실한 세수 추계로 연초 추경의 빌미를 준 측면이 있으나 여당이 이를 명분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
아직 정부 방침은 결정된 것이 없다. 기재부 입장은 대선 전 추경 편성 방안에 대해 방역 진행, 소상공인 피해, 재원 여건 등을 검토해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여당과 이 후보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 분리’ 공약으로 재정 당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나랏빚은 문재인 정부 들어 404조 원이나 늘어 올해 1,064조 원을 기록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를 넘기게 된다. 국가재정법 제90조는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해당 연도에 발행한 국채를 우선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고 해서 정부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추경 편성에 동의한다면 관권 선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