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재개발 힘든 노후 저층주거지에 '모아주택' …2026년까지 3만가구 공급

■서울시 '모아주택계획' 발표

재개발 요건 충족 어려운 지역

다세대·다가구 블록단위로 정비

아파트 건설 '모아타운'도 도입

번동·면목동 시범 사업지 선정







서울시 내에서 노후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개발을 할 수 없었던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 중 하나로 새로운 정비 모델인 ‘모아주택’ 사업을 구체화하면서다. 시는 모아주택 추진 지역들을 하나로 묶어 대단지 아파트처럼 개발하는 ‘모아타운’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서울시는 오는 2026년까지 3만 가구의 모아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13일 오 시장은 모아주택 시범 사업지인 강북구 번동을 찾아 이 같은 내용의 모아주택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모아주택은 이웃한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정비 모델이다. 대지 면적 1,500㎡ 이상을 확보할 경우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현재 재개발을 추진하려면 해당 지역의 주택 3분의 2 이상이 노후 주택이어야 한다. 다만 서울시 전체 주거지의 41.8%를 차지하는 저층 주거지의 약 90%는 노후도 등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돼 있다. 서울시는 모아주택 사업을 통해 노후도 요건을 채우지 못한 지역들도 고층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시장은 “노후 주택 정비를 비롯해 주차난 해결, 녹지 확보 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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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주택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으로 추진돼 정비계획부터 사업완료까지 8~10년이 걸리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2~4년이면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이다.

모아주택을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짓는 ‘모아타운’ 개념도 도입된다.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10만 ㎡의 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개발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주차 시설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 시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2종(7층) 이하 지역 층수 최고 10→15층 완화 △용도지역 상향 △주차장 통합 설치 지원 △최대 375억 원의 국·시비 지원을 통한 공공·기반 시설 조성 △공공건축가 설계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서울시는 모아타운의 시범 사업지로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을 선정했다. 번동(5만 ㎡)은 주거 환경이 열악하지만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현재 5개 블록으로 나뉘어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다음 달 중 5개 블록 전체를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5년까지 1,262가구(임대 27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6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개별 진행 중인 중랑구 면목동 일대 9만 7,000㎡도 모아타운으로 묶어 2026년까지 1,142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시는 또 올해부터 매년 자치구 공모와 주민 제안을 통해 매년 20개소씩 5년간 모아타운 총 100개소를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는 이달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자치구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받아 시 선정위원회를 거쳐 3월 중 선정한다. 오 시장은 “모아주택은 재개발처럼 속도 조절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진전되는 상황을 보면서 연간 20개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선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공모를 통해 지정한 소규모주택정비관리지역 후보지는 올해 1월 20일로 권리산정일이 고시된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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