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두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의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 규모는 6,445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5억 8,6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월 1~10일 무역수지는 원유·천연가스·석탄 등의 수입이 크게 늘면서 49억 4,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10일 천연가스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2.5%, 석탄은 395.2%, 원유는 79.9% 급증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기저 전원 부족분을 천연가스·석탄발전으로 메우느라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수입을 크게 늘렸다. 전문가들은 1월 초 적자 폭이 큰 데다 설 연휴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1월에도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급증하는 국가 부채와 맞물려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우려를 더 키운다.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6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로 40% 전후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 떨어져 12월에는 18.3%였다. 올해 반도체 사이클 전환,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차질, 미국의 통화 긴축 가속화,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우리 수출 증가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줄이고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을 줄여가야 한다. 이를 위해 LNG·석탄 수입이 급증하지 않도록 즉각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기 위해 중국 등에 집중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 초격차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