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7년여 만에 미국 시카고의 현지 호텔을 인수하며 라이프스타일 호텔의 본고장에 진출한다. 미국 동부(뉴욕), 중부(시카고), 서부(시애틀)을 잇는 ‘K-호텔’의 글로벌 진출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다른 호텔들도 한동안 멈췄던 신규 오픈 채비를 서두르는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러들었던 업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킴튼 호텔 모나코’를 약 3,600만 달러(한화 430억 원)에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현지 호텔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지난 2015년 뉴욕 맨해튼의 ‘뉴욕 팰리스’를 사들여 ‘롯데 뉴욕 팰리스’로 운영하기 시작한 지 7년여 만이다.
앞서 롯데호텔은 지난해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롯데 호텔군(HQ) 수장으로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앉히며 새로운 사업 전략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는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진출한 이후 현재 미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호텔과 리조트 12곳을 운영 중이고, 이번에 시카고에 호텔 한 곳을 추가하게 됐다.
‘킴튼 호텔 모나코’은 당분간 운영을 이어가다가 재단장을 거쳐 호텔롯데의 자체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인 ‘L7’을 달고 내년 하반기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L7 시카고’는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약 25㎞ 거리(차량 30분)에 있는 시카고 번화가에 위치해 있다.
안 대표는 “미국 동부 롯데 뉴욕 팰리스, 서부 롯데호텔 시애틀에 이어 중부의 대표 도시 시카고에 L7이 진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롯데의 해외 진출 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호텔들이 새롭게 문을 열거나 재단장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우선 오는 3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산하 AC 호텔의 국내 첫 진출이 될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이 서울 강남에 문을 연다. 각종 국제 행사나 세미나가 열리는 코엑스와의 접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2분기 중 IHG 호텔앤리조트는 국내에서 두 번째 ‘보코’ 브랜드 호텔인 ‘보코 강남’을 서울 강남에 객실 151개 규모로 열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호텔신라의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가 신라스테이 여수 출점을 앞두고 있다. 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서울 중구에 ‘르 메르디앙 앤 목시 서울 명동’을 연다. 앞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체인형 브랜드 호텔 ‘마티에’를 2030년까지 10곳 이상 선보이겠다고 밝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올해 중 ‘마티에 동부산’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서울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이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으로 상반기 리뉴얼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재오픈에 앞서 지난달 말 레스토랑인 ‘더 킹스’와 ‘더 라운지 앤 바’가 먼저 문을 열었다.
기존 호텔들도 공간 리모델링을 하며 고객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이 5층에서 임대 공간으로 활용하던 부분을 리모델링해 지난 15일 키즈라운지로 새롭게 오픈했다. 이는 호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상시 운영하는 키즈라운지로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