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사설] 北 연일 미사일 도발, 정부 대책은 ‘유감’ 표시뿐인가


북한이 17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올 들어 네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잇따라 쏜 데 이어 14일에는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은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 제재 카드에 맞불을 놓으면서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핵·미사일 고도화와 실전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위협하면서 몸값을 올린 뒤 제한적 핵 군축 협상을 유도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연쇄 도발에 우리 정부는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연 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대화 재개 필요성을 밝혔을 뿐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이라는 표현도 하지 못한 채 “우려한다”고만 했다. 11일과 14일 도발에도 ‘규탄’을 하지 못하고 “강한 유감”만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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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지난해 9월 “도발이라 하지 말라”고 위협한 뒤 우리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에서 ‘도발’이라는 표현 자체가 사라졌다.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도 못한다면 정부라고 할 수 있느냐”는 성토가 확산되는 이유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대북 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등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핵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최우선 위협 대상인 우리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할 말을 못하고 외려 ‘평화 쇼’에 미련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들어내려면 해외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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