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뚫고…더 뜨거워진 '사랑의 온도탑'

익명·장애인 등 각계각층 기부

47일만에 목표치 3,700억 달성

대한유화 2년 연속 20억 기부 등

지역기업들 나눔문화 확산 앞장

광주·인천 등 조기달성 잇따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17일 101.6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17일 101.6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 네 번째) 선수와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광주여대 양궁장에서 ‘2022 희망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100도 달성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 네 번째) 선수와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광주여대 양궁장에서 ‘2022 희망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100도 달성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개인과 기업이 적극 동참하면서 나눔과 기부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18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 현황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이 캠페인 시작 47일 만인 지난 17일 올해 목표액을 넘겼다. 당초 목표액은 3,700억 원이었지만 새해 들어 기부금이 잇따라 늘면서 캠페인 종료일인 오는 31일보다 일찍 목표를 달성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20년 캠페인에서는 4,273억 원을 모금했지만 지난해에는 목표액을 3,500억 원으로 낮췄고 올해도 3,700억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4,045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모금액이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훈훈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온기는 매년 전국에서 이어지는 기부자들의 손길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북 부안군에는 ‘김달봉’이라는 익명 기부자가 있다. 그는 2016년부터 해마다 억대에 이르는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부안군청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금액만 6억 원에 이른다. 그는 지난해 12월 “1억 2,000만 원을 기부할 테니 기부금으로 마스크 20만장을 소외계층에 지원해달라”고 부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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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도 익명의 기부자가 연말연시와 각종 자연재해 때마다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도 5,130만 원의 성금을 손편지와 함께 기부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1년 동안 넣었던 적금인데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전북 전주시의 익명 기부자는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주민센터에 58만 4,000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22년간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누적 기부액은 8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주민센터 근처 트럭 적재함 위에 약 7,000만 원이 들어 있는 상자를 놓은 뒤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부 사실을 알렸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마음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중증장애인 부부인 김규정 씨와 홍윤주 씨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년간 모은 16만 3,700원을 기부했다. 부부는 2009년부터 13년째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수당을 모아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부부의 첫째와 둘째도 간식비로 받은 용돈을 아껴 함께 기부했다. 가족이 올해까지 기부한 돈은 200만 원이 넘는다.

전국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최단기간에 캠페인 목표액을 달성하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목표액 42억1,000만 원을 훌쩍 넘긴 48억 6,900만 원을 모금해 역대 최단기간으로 사랑의 온도 100도를 초과 달성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도 지난 8일 역대 최단기간인 39일 만에 100도를 달성했다.

지역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목표액을 넘기는 곳도 나오고 있다. 울산은 지난 조선업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020년 사랑의 온도탑이 처음으로 100도를 넘기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울산 기업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142도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지역기업들이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대한유화가 2년 연속 20억 원을 기부했고 고려아연, 에쓰오일, SK케미칼, SK가스 등이 기부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특히 대한유화는 지난 2002년부터 20년 동안 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누적 기부액만 97억 5,000여만 원에 달한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울산에서는 경기불황 등으로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나눔 캠페인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지역기업들의 통 큰 기부로 목표액을 조기 달성했다”며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지역주민과 지역기업의 아름다운 참여가 훈훈한 겨울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 기자·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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