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안철수 “내가 무섭나”…野 단일화, 대선 넘어 지방선거까지 꼬였다

安 ‘安일화’ 내세워 “李 내가 이기고 尹은 져”

이준석 “간일화” 安 “또 간 본다” 우회 지적

安 지역위원장 126명 지명 단일화 셈법 꼬여

‘당대당’ 단일화 논의 땐 지선 공천 문제 야기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연합뉴스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연합뉴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신경전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안철수로 단일화’를 뜻하는 ‘안일화’를 밀자 이준석 대표가 나서 선거 때마다 단일화를 간 본다는 뜻을 담아 ‘간일화’로 받아쳤다. 이 와중에 조직이 흩어졌던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을 대거 임명하며 전국조직화하고 있다. 정권교체에서 나아가 지방선거를 통한 정계 개편까지 얽히며 단일화 협상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대표는 1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후보가) 커뮤니티 이런 데서 안일화란 단어가 유행한다고 한 것 같은데 제가 보면 간일화가 더 뜬다”고 말했다. ‘간 본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런 의미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아마 단일화 협상이란 것이 지분 싸움이나 이런 것으로 비쳐 건설적이지 않은 논쟁으로 가는 경우를 국민들께서 많이 보셨기 때문에 간을 보는 형태로 간일화,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자신을 저격하는 이 대표를 향해 “‘안철수가 무섭다, 내가 초조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되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을 한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안일화 주장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것이,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 상황으로는 큰 차이로 이기고, 이재명-윤석열 이렇게 일대일로 싸우면 윤 후보가 지는 경우로 그런 여론조사가 많이 나온다"며 "결국 저와 이재명 후보가 일대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어서 국민의힘이 양보하지 않으면 대선을 완주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제1야당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내려놔야 하나 고민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제가 포기하더라도 야권이 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0총선 무공천 조직 축소된 安
전날 지역선대위원장 126명 임명
安 덩치 키워 단일화 협상 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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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연합뉴스(왼쪽부터)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연합뉴스


야권의 단일화 싸움은 신경전을 넘어 조직 대 조직의 싸움으로 번질 상황이다.

안 후보는 전날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동시에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1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이 활동할 지역은 국회의원 지역구 기준 전국 96곳이다. 126명 가운데 2030세대 24명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의 주요 지지층으로 자리한 청년세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 후보가 전국에 지역선거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단일화 협상의 판은 더 커졌다. 안 후보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을 포기하는 형태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도왔다. 하지만 지역구 공천을 하지 않으면서 전국 조직이 사실상 와해된 상황이었다. 지난해 4월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에는 지역 조직이 축소되며 안 후보의 몸집이 가벼워진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안 후보가 전국 조직을 구축하면서 단일화 협상은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임명된 126명의 지역선대위원장은 대선 후 지역의 국민의당 당협위원장 또는 지역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단일화가 당 대 당 형태로 이뤄지면 기존의 국민의힘 지역 조직과 국민의당 조직이 겹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단일화 문제가 대선을 넘어 차기 지방선거 공천 문제까지 꼬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에 안 후보와 단일화 없이도 대선을 승리할 수 있다며 강공에 나섰다. 그는 “정권교체의 대의에 동참하면서 사심 없이 세력 간 연대가 이뤄진다면 모르겠으나 (단일화 협상은)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모습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을 설명하며 “단일화 이후에는 결국 부시장 몫으로 안철수 후보 측에서 정무부시장을 가져가지 않았느냐. 그런 것이 서울시 행정에 크게 도움이 되겠나”라며 “그런 것들이 불거지는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가 잘 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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