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네거티브 공세→맞불 폭로→형사 고발.’
대선을 50일도 남기지 않은 20일 여야가 몰두한 네거티브 문법이다. 상대편에 대한 언론 보도나 자체 폭로가 나오면 관련 네거티브 발언을 쏟아낸다. 공격 받는 쪽은 맞불 성격의 폭로를 하는 한편 상대편의 무리수를 짚어 고발 조치로 반격하는 식이다. 네거티브 공방이 언론·포털의 지상을 차지하며 후보 공약이나 행보는 국민들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양 진영 지지자들의 적대감은 높아지고 증도층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비호감 대선의 늪이다. 지난 5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잠식되고 있다”며 “연말에 말씀드린 것처럼 (포지티브 선거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네거티브의 시작은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통화 녹취 보도였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최순실의 아류”라고 깎아내렸다. 건진법사의 국민의힘 선대위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샤먼(무당)이 그와 같은 결정을 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무속 논란을 부추겼다.
국민의힘은 수세에 몰리자 이 후보 욕설 폭로로 맞대응했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과 19일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 녹음 파일을 연달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 녹취 2차 방송을 준비 중인 MBC를 향해 이 후보 파일을 동일한 기준으로 방송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네거티브에 고삐를 조이다 무리수도 나왔다. 전날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건진법사의 딸이 김 대표를 수행한다는 자신의 발언이 착오였다며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거짓 무속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조직적 행위”라며 형사 고발 방침을 예고했다.
여야의 네거티브 골몰 이유로 차별화된 정책이 없고 대형 의제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네거티브는 국민들이 면역돼 별 영향도 없다”며 “대형 이슈를 내놓는 쪽이 관심을 끌고 결국 이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