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코심·서울시향·KBS, 3色 신년 첫 정기연주회

3개 단체 모두 해외 출신 음악감독 지휘봉

코심·KBS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로 기대감

서울시향·KBS 핀란드 출신 음악감독 대결

‘빛’, ‘레퀴엠’, ‘아이덴티티’ 등 주제도 눈길


국내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이 잇따라 올해 첫 정기 연주회로 관객과 만난다. 세 곳 모두 외국인 음악(예술) 감독이 활약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코리안심포니와 KBS교향악단은 이번 공연이 신임 감독의 취임 무대라는 점에서, 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은 음악 감독이 모두 핀란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코리안심포니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코리안심포니





■코리안심포니 희망의 ‘빛을 향해’

코리안심포니는 1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취임 연주회 ‘빛을 향해’로 2022 시즌을 시작한다. 벨기에 출신의 라일란트는 2018년부터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로잔 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객원 수석지휘자,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슈만 게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독일 낭만음악을 대표하는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3번)과 슈만(교향곡 2번)을 통해 장기화하는 팬데믹 속에서 열정과 희망을 연주한다. 베토벤은 악화하는 청각 장애에 굴복하지 않았고, 슈만은 우울감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음악으로 일어섰다. 암담한 상황임에도 빛으로 향한 두 작곡가의 작품은 170여 년이 지난 오늘의 청중의 마음을 보듬는다. 슈만 게스트인 라일란트의 해석,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한편 현대 창작곡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온 라일란트는 취임 연주의 첫 곡으로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5장 프렐류드를 선택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


■서울시향 위로의 ‘레퀴엠’



서울시향은 오는 29~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2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모차르트 레퀴엠’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오스모 벤스케 음악 감독의 지휘로 작곡가 라우타바라와 다케미츠 그리고 모차르트 레퀴엠을 선보인다. 공연을 채울 세 편의 레퀴엠을 통해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일상을 염원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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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진혼곡’으로 번역하는 레퀴엠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한다. 벤스케 음악감독은 “세 곡 모두 ‘죽음’이라는 주제를 관통하지만 (편성과 가사의 활용 등) 방식이 다르다”며 “이는 슬픔을 극복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모두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첫 곡인 핀란드 작곡가 라우타바라의 ‘우리 시대의 레퀴엠’은 금관 앙상블을 위한 작품으로 그가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유명을 달리한 어머니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작곡가와 동향인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자주 지휘했던 곡으로 알려져 있다. 다케미츠의‘현을 위한 레퀴엠’은 현악 앙상블만으로 연주되는 곡이다. 이 작품은 다케미츠가 오랜 투병 생활에서 회복한 후, 죽음의 입구를 경험한 후 작곡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위로와 함께 끈질긴 의지가 오로지 현의 선율로 드러난다. 공연의 대미는 모차르트의 작품이 장식한다. 앞선 두 작품에는 없던 ‘가사가 있는 레퀴엠’으로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문세훈, 베이스 고경일과 국립합창단이 벤스케 음악감독의 서울시향과 함께한다.

KBS교향악단의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KBS교향악단KBS교향악단의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아이덴티티’

KBS교향악단의 2022년 첫 정기연주회는 피에타리 잉키넨 신임 음악 감독의 지휘로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양일간 열린다. 잉키넨은 지난해 5월 KBS교향악단의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선정되며 국내외 클래식계에 ‘젊은 거장’으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정기 연주회는 잉키넨이 취임 후 선보이는 첫 정기 연주회 무대다. 그는 당초 지난해 12월 악단의 2021년 마지막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확산으로 입국이 불발되며 신년 인사와 함께 관객과 만나게 됐다.

취임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곡은 본인의 고국 핀란드의 거장, 시벨리우스의 ‘카렐리아 서곡’과 ‘레민카이넨 모음곡’이다. 두 곡 모두 시벨리우스가 핀란드의 역사 속 전설을 기반으로 작곡된 작품으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핀란드와 시벨리우스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정통파’의 자격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레민카이넨 모음곡’은 오케스트라 연주로는 한국 초연이다.

협연자는 2010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의 히로인인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다. 아브제예바가 국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잉키넨은 역사적 시련을 이겨내며 민족성을 지켜낸 고국의 이야기와 그 정신이 깃든 음악을 통해 앞으로 악단이 함께 그려갈 서사의 밑그림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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