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여전히 제가 탈출한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 받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찾은 이 후보는 과거 가족사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을 찾아 “25살에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한 뒤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8명 가족이 반지하방 한 켠에서 살았다. 1976년 6월 23일 사락눈 내리는 새벽에 세 들어 살 집을 살았는데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자꾸 벗겨지곤 했다”며 “아버지는 청소노동자로 일하셨고 어머니는 상대원 시장 건물 새로 짓기 전 공중화장실에서 요금을 받는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는 화장실로 출근하시기 전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시곤 했다”며 “그래도 행복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회상하던 도중 말을 멈추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며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포기하고 싶은 사람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후보는 최근 다시 불거진 ‘형수 욕설’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를 미워하는 이들이 그 형님에게 ‘이재명 쫓아내면 시의회 의장 시켜주겠다’고 작업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일부러 공무원들에게 그 형님의 연락을 받지 말라고 했더니 어머니를 찾아가더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가 협박에 못 이겨 다른 형제들 집을 옮겨다녔다”며 “그런데 (작은 형님이)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말을 어머니에게 하기에 욕을 했다. 공직자로서 끝까지 참았어야 했는데 잘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녹음된 다음 2~3주 뒤 생각하니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 녹음을 공개한다기에 형님의 요구사항을 들어줄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하지 않았다. 그 녹음이 17년 동안 괴롭히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정과 친인척 비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정말 어렵다”며 “그 것(친인척 비리)를 막으려다 이렇게 된 사정을 조금만 살펴달라. 잘못했다.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정치에 자신의 삶이 베여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냉장고가 없어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면 그 날 식구들이 다 먹어치웠던 기억이 있다”며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과일 주는 사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제가 교복을 입어보지 못했다”며 “그래서 아이들에게 선배 교복 물려입는 아픔 덜어주자, 최소한 교복 한 벌은 해주자는 생각으로 무상교복을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표도 함께 성남을 찾아 이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 앞서 연단에 올라 “위기의 강을 수월하게 건널 수 있는 후보가 이 후보기 때문에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국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킨 사람들에게 정부를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