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 7명이 2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해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7인회로 불리는 이들은 이 후보가 대선 경선에 뛰어든 후로 공식 행보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출하자 당내 인적 쇄신을 앞당기기 위해 공동 행동을 재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남국·김병욱·김영진·문진석·임종성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차기 정부 내각과 보궐·지방선거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번 정부에서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국정 운영의 세력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면서 “7인회로 불리는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다. 이재명 정부에서 저희는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일절 맡지 않겠다”고 했다.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출신 인사 9명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난 것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교착 국면에 빠지자 양정철·전해철·이호철 등 측근 9인방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퇴 카드를 꺼냈다.
7인회 역시 30%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의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인적 쇄신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7인회 좌장 격인 정 의원은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586 용퇴론’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민주당이 기득권 아니냐는 의혹을 많은 국민들이 가지고 계신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이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50%가 넘는 정권 교체 지지 여론이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최대 걸림돌이라고 판단하고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에 힘을 싣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586세대 용퇴론에 대해 “당내 그런 흐름을 이야기하는 586 선배들의 목소리가 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수차례 공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세배와 사과의 뜻을 겸해 앞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며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했다. 이후 성남 상대원시장을 방문해서도 최근 공개된 녹취록을 염두에 둔 듯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는데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가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수차례 흘리면서 연설이 일시 중단되는 상황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