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앞에서 아내를 일본도(장검)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의 재판에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장모(5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6년경부터 피해자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주거지 등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피해자로 하여금 가족, 지인과 일체 연락을 못 하게 하는 등 강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폭력적 성향이 충분히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가 집을 나오고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녹음기를 켜고 피해자와 대화하던 중 계획대로 되지 않자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같은 장씨의) 집착과 공격적 성향이 계속되다가 살인이라는 최후의 폭력적 형태로 발현된 것으로 오로지 순간적 격분이 사건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최후 변론에서 울먹이며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씨의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장씨는 지난해 9월 3일 오후 2시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아내를 장검으로 10회 이상 찌르고 베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장씨는 소지품을 챙기러 집에 들른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검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와 피해자는 이혼 소송을 진행하며 올해 5월부터 별거 중이었다. 범행 후 장씨는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