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1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1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2.217%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6월 14일(연 2.227%)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은 6.5bp 뛴 2.432%, 10년물 금리는 3.9bp 오른 연 2.612%에 마감했다. 이는 각각 2018년 6월 18일(2.451%), 2018년 6월 26일(2.612%) 이후 가장 높다.
지난 25일 급등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국고채 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FOMC)의 매파적 태도에 이날 상승세를 재개했다. 전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서 꾸준히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겸손하고 민첩할(humble and nimble) 필요가 있으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서는 파월이 오는 3·5·6·7·9·11·12월 FOMC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일 뉴욕 증시에서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0bp 넘게 오르기도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까지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것은 명확하나 긴축 속도와 관련해 3월 FOMC의 점도표, 3월 FOMC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등이 나오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발행 계획 발표가 예고된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었다. 기재부는 내달 14조 5000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연물별 발행 예정액은 2년물 1조 원, 3년물 2조 6000억 원, 5년물 2조 8000억 원, 10년물 2조 8000억 원, 20년물 8000억 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