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인 CES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기기와 인공지능(AI), 기기 간 연결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CES에 참가하는 기업 규모나 혁신상 수상 기록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신성장 산업인 AI로봇ESG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CES에서 화제가 된 기술과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주요 기술 트렌드는 스마트기기, 기기 간 연결성, AI, 로봇, ESG로 분석됐다. 스마트기기는 2010년대 PC와 노트북, 스마트TV, 가상현실 등의 기술부터 2020년대 폴더블 타블렛, 스마트폰, 자동화된 이동수단 등의 기술로 확장 구성되었다. 기기 간 연결성은 2010년대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 카,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등의 기술에서 2020년대 플랫폼 기술로 발전했다.
AI와 로봇 분야는 드론과 음성인식 기술, 음성인식 가전제품 등으로 존재감을 넓혀 가는 기술 트렌드가 뚜렷했다. ESG 분야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인정보보호, 지속가능성, 친환경 등의 기술 트렌드가 주를 이뤘다.
한경연은 한국 기업들이 CES를 참가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217개 기업에 불과했던 한국 참가단은 2022년 502개 기업으로 늘었다. 중국은 같은 기간 1,551개 기업에서 159개 기업으로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일본은 이 기간 49개에서 100개로 증가했다. 한경연은 중국 참가기업이 크게 줄어든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국 참가 기업 가운데 혁신상을 수상하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 기업이 출품한 기술이나 제품이 혁신상을 받은 사례는 2018년 65개에서 2022년 139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올해 한국 기업들은 혁신상 최다 수상이란 역대급 기록도 남겼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신성장 산업인 AI·로봇·ESG 부문에서 성과가 높지 않았다는 점이 해결과제라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한국기업 혁신상 수상 기록 가운데 스마트기기는 52.9%를 차지하는 반면, AI로봇은 11.1%, ESG는 7.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국가 미래성장이 신산업에 달려 있으므로 혁신에 뒤처지면 국가 성장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이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술발전 속도와 산업 현실에 맞게 신산업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규제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신성장 분야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