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명절마다 파업하는 택배노조에 뿔난 민심…"택배때문에 죽겠다"


“택배 파업 때문에 설 선물 세트 발주한 것이 결국 못 온다네요. 매출 300만원을 날렸네요”. 편의점 점주 카페에 올라온 푸념이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택배 노조의 파업 영향으로 일부 설 선물세트를 끝내 받지 못해 매출 기회가 박탈됐다는 주장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외식업을 하는 한 점주는 “택배 파업으로 식자재 배송이 늦게왔다"며 "유통기한이 3일밖에 남지 않은채로 도착해서 결국 절반도 못쓰고 폐기처분 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택배 파업으로 다른 택배회사를 알아보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는 이야기부터 반송처리가 돼 편의점 택배를 전전했다는 글까지 다양하다. 설 대목을 앞둔터라 분노는 더욱 크다. 현재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를 비롯해 경기 김포시와 성남시, 부산 강서구와 연제구 등 대도시뿐 아니라 경상남도 거제시, 창녕군 등 지방을 합해 약 60여 곳의 지역이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 일 평균 17~19만 개 정도의 택배가 지연 배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 노조 파업으로 쌓여있는 택배 상자/사진=독자 제공택배 노조 파업으로 쌓여있는 택배 상자/사진=독자 제공




명절을 맞아 선물을 주고 받는 일반 국민들의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명절 설 선물로 주고 받는 신선식품 물량의 경우 냉동창고에 장기 보관되기도 한다”며 “일부 고객들은 대리점에 직접 연락해 택배를 찾으러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택배 파업 장기화로 불편함이 늘어나자 국민들은 개인 사업자인 택배 노조의 쟁의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택배기사들이 개인사업자인 동시에 노동자인 지위를 악용해 명분 없는 파업을 늘려나간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택배노조는 지난해 설과 추석을 포함해 총 3차례 이상의 파업을 벌였고 올해 역시 설까지 파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설과 추석 등 물류량이 많은 시점을 택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택배노조의 파업 명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택배 사회적 합의 이행상황 1차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분류인력 투입 등 합의사항이 양호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택배노조는 사측이 노동환경 개선 명목으로 택배요금을 올렸지만 인상된 요금의 절반이 기사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택배기사 노동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택배 단가를 올렸음에도 그 인상분이 택배 기사에게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류인력 투입 등 사회적 합의 이행이 양호하다는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대해서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조사라는 주장도 있다”고 반박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일관하는 택배노조에 더이상 끌려가면 안된다는 국민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며 “노조도 파업부터 중단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