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래에셋 이어 삼성증권도 가상자산사업 검토

지난해 하반기 증권형토큰공개(STO) 컨설팅

석·박사 대상 블록체인 전문가 공개채용 진행

암호화폐 수탁사업 검토 중인 미래에셋에 이어

삼성증권 STO 관심…미래 먹거리 증권사 경쟁 격화

출처=삼성증권 공식 홈페이지.출처=삼성증권 공식 홈페이지.




삼성증권이 가상자산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증권형토큰기업공개(STO)를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컨설팅과 전문 인력 채용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래에셋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삼성증권까지 STO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가상자산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컨설팅 기업 A사로부터 STO 관련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컨설팅에서 삼성증권은STO의 전반적인 개념부터 증권사가 수행할 수 있는 STO 관련 사업 영역 등에 대해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비슷한 시기에 해외 석박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STO 개발 및 운영 직무 공개채용’도 진행했다.

증권형토큰은 주식·채권·부동산·미술품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토큰 투자자에게는 증권처럼 소유권·지분·이자·배당금 등 권리가 부여된다. 실물 자산을 유동화하기 수월하단 장점이 있지만 정부 당국이 그간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부정적 기조를 이어가면서 STO도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쟁적으로 암호화폐 공약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STO 허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삼성증권이 STO 관련 컨설팅을 받고, 전문 인력 채용까지 나선 것은 규제 환경 변화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STO가 허용되면 발 빠르게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디센터가 입수한 채용 공고문에도 드러난다. 삼성증권은 구체적인 수행 업무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STO 발행 및 거래 플랫폼 개발 및 운영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업무 등이다. 우대사항으로는 이더리움(Ethereum), 하이퍼렛저(hyperledger), R3코다(R3 Corda), 쿠어럼(Quorum) 플랫폼 개발 경험 ▲블록체인 비즈니스 관련 시스템 기획 및 개발 경험 등을 제시했다.



채용 공고문을 보면 삼성증권은 직접 STO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안까지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STO가 허용되면 주식 트레이딩 시스템을 고도화한 증권사들이 STO 플랫폼 개발과 운용 측면 면에서 타업종보다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토큰 발행에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이더리움에서부터 기업용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하이퍼렛저, 금융에 특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R3의 코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주로 활용되는 컨센시스의 쿠어럼까지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게자는 “현 시점에선 구체적으로 STO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료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컨설팅도 스터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문 인력 채용과 관련해선 “채용 공고를 낸 것은 맞지만 적합한 인재가 없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에 이어 삼성증권까지 가상자산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전개된 동학개미 운동으로 증권사들은 막대한 거래 수수료를 챙기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식거래 수수료 중심의 영업 기반은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증권사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가상자산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미래 생존과도 직결돼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고민이 담겨 있다.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전 산업군에 걸쳐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이 수없이 등장했고 금융업계도 가상자산, 비상장주식, 조각투자 등이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았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것이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고 밝혔다. 고객이 원한다면 가상자산에도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신년사에서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등을 언급하며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파괴적 혁신에 빠르게 적응하고 생태계를 확장하며 미래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짚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1일부터 ▲ 국내외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관련 마켓센싱 ▲블록체인 적용 비즈니스 관련 전략·기획 업무 수행 및 사업추진 분야 모집 공고를 내고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들과 접촉하며 관련 사업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되면 바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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