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현장서 25톤 구조물 무너져…150명 대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25t가량의 콘크리트 구조물 가운데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2일 발생해 구조 인력 150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여파로 구조·수색 작업은 잠시 중단됐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긴급브리핑을 열어 이런 내용을 설명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7분께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난 아파트 건물 201동 서쪽 외벽(1호 라인) 모서리 부분에 기울어진 채 매달려있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내렸다.

떨어진 구조물의 무게는 25t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물 가운데 큰 덩어리는 22층까지 떨어진 뒤 건물에 얹혀 있고 일부는 지상까지 떨어졌다. 당시 잔해물이 낙하하기 전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여러 차례 작동됐다. 곧이어 큰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잔해물들이 건물 벽을 따라 지상으로 떨어졌고, 낙하 충격에 커다란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45) 씨는 "천막에서 나오니깐 (구조물 일부가) 쏟아져서 일대는 먼지가 자욱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구조물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건물에서는 수색·구조작업이 한창이었다.

구조물 낙하가 기존에 진행 중이었던 27층의 매몰자 구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협의회의 안 대표는 "구조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또 어떤 욕심에 의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게 저희(피해자 가족들)는 더 먼저"라며 구조·수색에 따른 추가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일 소방청 119 대응국장은 "사고 당시에 현대산업개발 측 119명, 소방 38명 등 모두 152명이 작업 중에 있었다"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원 중 관리자를 포함한 20여 명 정도가 이날 구조물이 낙하했던 1호 라인 붕괴면 등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조물 낙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한 덕분에 건물 내 인력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이날 오전 8시 4분께 안전관리자 등이 건물의 삐거덕거리는 소리와 눈으로 이상징후를 감지해 주변 작업자를 긴급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구조물을 8㎜ 와이어 30가닥으로 아파트 본건물과 사전에 결박해 놓은 것도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구조물 낙하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국장은 작업 속도를 내기 위해 투입한 장비의 활용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구조물 낙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소방당국은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 24시간 감시용 폐쇄회로(CC) TV의 추가(서쪽 면) 설치, 작업자 출입구 변경, 인근 상가 측 도로 전면 폐쇄 등 건물 구조물 낙하에 따른 2차 사고 대비책을 밝혔다. 또 사고 현장의 안전 상태가 확보되는 대로 중단된 구조·탐색을 재개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HDC 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201동(지하 4층·지상 39층)에서 23~38층 16개 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붕괴해 작업 중이던 6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붕괴 발생 나흘째인 지난달 14일 첫 피해자를 지하공간에서 수습했고, 지난달 31일에는 매몰자 1명을 추가 수습했다. 현재는 27층에서 발견된 매몰자 1명과 남은 실종자 3명을 찾는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