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2주간 4.4조 판 外人…화학·금융·반도체는 베팅

'저가매력' LG화학 1620억 사들여

KB금융·SK하이닉스 등도 순매수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2주간의 변동성 장에서 4조 원이 넘는 매도 폭탄을 쏟아내면서도 탄탄한 실적을 낸 반도체와 화학 및 금융주들에 집중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긴축 공포와 LG에너지솔루션 수급 쏠림 등 겹악재에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술주인 반도체와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주 등을 동시에 담으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증시 변동성이 강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10거래일간 4조 4920억 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의 액셀을 밟는 동시에 시중의 돈을 걷어들이는 ‘양적 긴축’에도 나설 채비를 한 것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이 단숨에 뚫리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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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도 외국인은 최근 2주간 LG화학(051910)을 1620억 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은 관심을 나타냈고 이어 KB금융(105560)(1047억 원), 우리금융지주(316140)(919억 원), SK하이닉스(000660)(840억 원) 등을 순매수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초대형 종목 상장의 여파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모회사 디스카운트’를 받으며 주가가 급락하자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마무리되고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2%를 보유한 LG화학의 지분 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재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다른 사업 부문의 성장성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려져 왔는데 이제는 구주매출 2조 5000억 원과 연간 5조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집중하면서 향후 양극재·분리막을 넘어 첨단 소재 성장 동력이 다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호실적을 발표하며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업황 개선세도 뚜렷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투자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는 단기 악재 소멸 이후 연간 메모리 업황 호조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특히 금융지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근 2주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 중 4개가 은행과 보험 관련 주로 모두 35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은행과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들은 적극적인 긴축 기조 속 금리 인상의 수혜주이자 ‘방어주’로 주목받는다. 은행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에서 얻는 이익)과 순이자마진(NIM)이 좋아진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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