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시진핑의 브로맨스, 정말 러시아 가스의 중국 수출로 이어질까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저격수들이 눈 덮인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저격수들이 눈 덮인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경제적 이유로 유럽행 가스를 전면 차단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가스프롬이 유럽행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 하루 2억 300만~2억 2800만 달러(약 2447억~274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경우 3개월간 공급이 끊기면 손실이 약 20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이 에너지 판매 수익이라는 점에서 가스 공급 차단은 쉽게 꺼낼 카드가 아니다.

다만 러시아가 이런 재정적 충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지난해 유가가 배럴당 평균 69달러로 러시아의 예상(배럴당 45달러)을 크게 넘어서면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도 이미 가스와 원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가스프롬의 총운영이익(GOP)이 지난 2019년 200억 달러에서 올해 900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터프츠대의 에이미 마이어스 자페 연구교수는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러시아 지도자들은 중앙은행의 보유외환을 새로운 제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럽행 가스 수출을 전면 중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데이비드 빅터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부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할 것"이라며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는 독일이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과거 동일본 대지진 이후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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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가스를 잠글 경우 러시아의 피해도 커지기에 나오는 얘기가 바로 중국과의 커넥션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대(對)중국 공급량 늘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행 수출을 중단하는 대신 중국 수출을 늘려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서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2일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가스 분야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많은 협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중국) 방문은 가스 협력 발전에 또 다른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푸틴은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 만남에서 많은 얘기가 오갈 가능성이 크고, 회담 의제 중 하나로 중국의 러시아 가스 수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올림픽 기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반미 전선에 대한 공감대만으로 러시아산 가스 수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시진핑으로서는 정말 푸틴이 러시아산 가스를 사달라는 제안을 하고 이를 수락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 등 여러 단서를 달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등으로 가뜩이나 올림픽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하면 올림픽은 아예 지워질 수도 있기에 더 그렇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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