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주식 죽쑤는데 2% 금리가 어디냐” 정기예금 한달 새 12조 몰렸다

5대 은행 1월 말 정기예금 잔액 666.8조

한달 새 11.8조 증가

주요 은행 예금 금리 최대 2%대

주식·코인 등 불안하자 예금으로 머니무브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속 인상과 시중은행의 잇따른 예금 금리 인상으로 5대 은행 정기예금에 한달 사이 12조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주식, 암호화폐 시장 등이 계속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예금 금리가 오르자 다시 정기예금의 시대가 귀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66조 7769억 원으로 한 달 사이 11조 8410억 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올린 반면 자산시장은 조정을 받으면서 정기예금에 돈이 많이 몰렸다”고 해석했다.

관련기사



실제 한은이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 후 시중은행은 매번 최대 0.4%포인트씩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가령 국민은행의 KB더블모아 예금 금리는 1년 기준 금리가 최고 연 2.05%로 설정됐고, 신한은행의 6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 금리도 연 2.15%로 적용됐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원금도 까먹기 쉬운 장세가 연출되는 가운데 그래도 안정적으로 연 2% 이상의 수익을 주는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높은 대출금리와 강화된 대출규제로 ‘빚투’, ‘영끌’ 수요가 줄면서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개월 만에 줄었다. 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 6895억 원으로 전월보다 1조 3634억 원 감소했다. 5대 은행 기준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SKIET 공모주 청약에 쓰였던 증거금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온 지난해 5월(3조 547억 원 감소) 이후 8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해 12월 말 약 1060조 7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 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중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5대 은행에서 1월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봤을 때 지난달 전체 은행 가계대출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13년 1~2월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