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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피난처라던 美리츠 15% ‘뚝’…韓美 리츠 디커플링

美리츠, S&P500성과 2배 밑돌아

40% 뛴 몸값에 배당매력 후퇴

올 배당수익률도 2.7% '사상최저'

코스피 7%빠질때 韓리츠 2%↓ '이름값'






인플레이션을 이겨 낼 금융 상품으로 각광받는 미국 리츠(REITs)가 시장보다 부진한 성적표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해 가팔랐던 주가 상승 여파로 배당 매력이 희석된 것이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는 이유다. 반면 국내 리츠들은 고배당 매력을 앞세워 견고한 주가 흐름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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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리츠는 새해부터 지난 2일까지 평균 7.5% 하락했다. S&P500지수의 낙폭(-3.7%)을 2배 이상 밑도는 저조한 성과다. 리츠계의 성장주인 물류센터·데이터센터·통신타워 리츠의 부진은 특히 심하다.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리츠 ‘에퀴닉스’와 통신타워 리츠 ‘아메리칸타워’는 같은 기간 각각 15.3%, 13.7% 추락했다. 이 외 일본과 싱가포르의 리츠도 새해 각국 시장을 각각 3.5%, 10.5%씩 밑돌았다. 매년 임대료 계약을 맺어 물가 상승 전가력을 갖춘 리츠는 인플레이션 대표 헤지 상품으로 지목돼 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팔랐던 주가 상승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지적한다. 미국 리츠는 지난 한 해 동안 40% 넘게 치솟으면서 2008년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지만 높아진 몸값에 투자 이유라고 할 수 있는 ‘배당 매력’은 크게 후퇴했다. 올해 미국 리츠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인 2.7%까지 낮아졌고 에퀴닉스(배당수익률 1.6%) 등 물류센터 및 데이터센터 리츠의 올 예상 배당수익률은 1%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시계를 앞당겨 시중금리가 뛴 탓에 일부 리츠의 배당은 안전자산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약점이 돼 올 미국 리츠의 투자 성과는 낮아질 것”이라며 “그간 상승이 부진했고 경기 재개 수혜가 기대되는 오피스 리츠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에 반해 국내 리츠는 하락장 속 가격 방어력을 뽐내고 있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 18개 리츠의 평균 낙폭은 -2.5%에 그쳐 코스피 성과(-7.6%)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금리 상승이 국제 금융시장의 화두가 됐지만 지난해 국내 리츠의 평균 배당률은 5.8%에 달해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미국 리츠는 세전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는 반면 국내는 벌어들인 현금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출해야 해 배당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리츠 시장은 성장 초입 단계라 미국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국내는 높은 배당 매력을 발산하면서 하방이 지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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