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15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연봉의 절반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성과급 잔치에 나서는 금융사들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총 1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대비 33% 급증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이익 규모다.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총 20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었고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 이익이 증대한 점이 호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4대 금융그룹의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 늘어난 26조3000억 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에 따른 예대마진(대출-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 확대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올해도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
사상 최대의 호실적에 힘입어 은행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우리은행 노사는 최근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 원도 추가됐다. 직원들은 사실상 작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 이상을 받게 된다.
KB국민은행 역시 성과급(P/S)이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 원)보다 늘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특별지급분으로 직원들에게 100만 마이신한포인트도 지급됐다. 하나은행도 특별성과급(P/S)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다만 ‘이자 장사’로 수익을 늘려 직원들이 나눠 갖는다며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점은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이다.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린 반면 예금 금리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올리면서 예대 마진을 늘리며 수익을 증가시켜왔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 예대금리차 폭리를 막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와 금융위원회 개선 권고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은행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및 그 차이(예대금리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 등의 신설항목을 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지난달 예대금리차 공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기준금리 변동 상황에서 예대금리차가 커질 경우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산정 시 리스크를 적절하게 설정했는지, 담합 요소가 있는지 등을 살핀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