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CDMO 사업이 기회" 대기업들, 바이오 성공 방정식 찾았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품·백신 위탁개발생산 수요 급증

과거 한화·아모레퍼시픽·롯데제과 등 대기업 진출 실패와 대조

삼성바이오로직스·SK팜테코·CJ바이오사이언스 등 잇딴 진출





‘대기업들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렸던 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전략으로 도전장을 던진 대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대기업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쌓은 생산·품질 노하우에 대규모 자금력이 더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단숨에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필두로 SK그룹, CJ그룹 등 대기업들이 CDM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한화·아모레퍼시픽·롯데제과 등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의약품 시장 진출했다 실패한 경험을 자산 삼아 대기업 특유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재도전 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SK그룹은 합성의약품과 백신·혈액제제·CDMO 등 바이오 영역별 독립 법인을 가동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백신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SK팜테코를 통해서는 원료 의약품 CDMO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팜테코는 지난해 7억 4000만 달러(약 8830억 원)의 잠정 매출을 올렸다. 오는 2025년까지 연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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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올해 초 제약·바이오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를 새로 출범했다. CJ제일제당(097950)이 지난해 10월 982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국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전문 기업 천랩이 핵심이다. CJ그룹은 이이에도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를 2677억 원에 전격 인수하며 CDMO 사업에도 진출했다. 기존 CJ제일제당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 및 바타비아의 생산 역량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긴 호흡을 요하는 신약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그룹사 차원의 투자 여력이 부족했다"면서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 이후 CDMO 분야가 제조업의 강점과 자금력을 모두 갖춘 대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코로나19 이후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1년 출범할 때만 해도 재계의 전망은 엇갈렸다. 삼성그룹은 출범 이듬해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법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여 년간 바이오젠과 협업하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총 5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하고 유럽·미국 판매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분야 경쟁력 강화를 맡아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젠 지분 전량(1034만 1852주)을 최근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 10여년 간 바이오젠과 합작을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을 내재화 한 것이다. 실제 회사측은 “이번 인수로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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