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우리금융, MZ 특화 플랫폼 구축…테크 리딩금융사로 '날갯짓'

■금융지주는 지금 디지털 전쟁 중 <3>

손태승 "디지털 금융그룹 완성"

IT실무팀·MZ세대팀 별도 운영

기존 플랫폼 서비스 과감히 혁신

블록체인 기반 사업모델 확장도

지난달 11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창립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리금융지난달 11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창립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리금융




“디지털이 강한 글로벌 리딩 금융 그룹 도약의 꿈을 이루자.” “디지털 기반 종합 금융 그룹 체계를 완성하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디지털’이다. 손 회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기념식에 이어 올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따라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금융사는 물론 새 경쟁자로 급부상한 빅테크와의 차별성을 높이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디지털 기반 종합 금융 그룹 체계 완성’으로 정하고 지주사와 계열사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지주사와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FIS 등의 디지털·정보기술(IT)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과 디지털 금융에 관심이 많은 영업 현장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 구성된 ‘블루팀’을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레드팀은 그룹 디지털혁신의 바른 소리 전담 조직이다. 각종 디지털 관련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에 대해 실무자 관점에서 살아 있는 의견을 가감 없이 제안하는 역할을 맡아 디지털 혁신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블루팀은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고객의 불만 사항을 유관 부서에 전달해 서비스가 신속하게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상품 판매 방식과 우리원(WON)뱅킹 생활 밀착형 서비스 개선 등과 관련된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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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주 차원에서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인 ‘디딤(DIDIM)’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디딤은 자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지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디딤은 우리금융캐피탈·우리종합금융·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디지털 경험이 적은 신규 편입 자회사와 소규모 자회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 지주사 디지털 실무자가 자회사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 소통 채널을 구성하고 지원한다. 자회사 디지털 부서 임직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디지털 이슈를 발굴하고 우리은행 등 디지털 경험이 풍부한 자회사와 연계해 디지털 전문 지식과 노하우 전수를 돕는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회사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과감히 혁신하되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전 세대에 걸친 고객의 일상에서 우리금융의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겠다”면서 “올해는 마이데이터 등 테크 기업들과 겨뤄야 할 서비스가 본격화된 만큼 우리만의 디지털 초혁신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식과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MZ세대의 투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빅테크는 빠른 속도와 간편성을 무기로 금융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면서 “우리금융을 차별화된 조직 문화에 기반한 ‘테크 컴퍼니’로 육성하고 증권사 인수 계획 등과 연계해 투자 지원 특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주에 이어 각 계열사도 MZ세대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부문 조직 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초개인화 고객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예정이다. 은행 내 MZ세대 직원만으로 구성된 ‘MZ 마케팅 전담조직’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금융·비금융 콘텐츠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자산 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대학교 스마트캠퍼스 구축 사업에 참여해 선불 충전 기능을 포함한 지급 결제 서비스 등을 선보여 결제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전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계열사 맏형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플랫폼 업무를 전담하는‘혁신기술사업부’를 신설해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준비해왔다. 이에 올해 초 우리은행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 뒤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모의 실험 연구의 민간 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올 하반기에는 CBDC 유통 확대 실험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스테이블 코인인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발행, 이를 송금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자산 지갑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식별자(DID)를 통한 신원·자격 증명 서비스도 은행 업무에 적용한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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