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9일부터 펀드자금 2조 유입"…LG엔솔만 담는 기관

[LG엔솔 사흘째 상승…시총 128조]

기관 1400억 순매수 8.7% 치솟아

상장 후 5거래일째 3.6조 쓸어담아

시총 톱9 종목은 하루 5763억 '팔자'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 약세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시초가를 확인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시초가를 확인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지수 편입을 위한 기관투자가의 패시브펀드 자금 유입으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가가 사흘 연속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매수를 위한 기관의 대형주 매도세에 나머지 시총 상위 종목은 맥을 추지 못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지수 편입을 추종하는 2조 원대의 전체 패시브 자금 유입이 9일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이번 주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편입하려는 기관이나 외국인투자가들은 미리 다른 종목을 팔아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시총이 큰 대형주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8.73% 뛴 54만 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이후 사흘 연속 올랐고 주가는 무려 21.77% 급등했다. 같은 기간 111조 6180억 원이었던 시총은 16조 원 가까이 늘어나 127조 53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관련기사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각각 1425억 원, 615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202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기관은 지난달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무려 3조 6505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이 LG에너지솔루션을 쓸어담으면서 시총 상위 대형주는 직간접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1.35%, 1.20% 주가가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051910)은 주가가 5.75% 급락하는 등 대형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 하락한 2745.06으로 장을 마쳤고 특히 대형주가 모여 있는 코스피200지수는 0.93% 빠진 362.92로 마감했다. 대형주의 부진은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하는 기관이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하기 위한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 종목을 내다 판 영향으로 추정된다. 실제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시총 상위 종목 9개를 이날 하루에만 5763억 원을 팔아치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2월 분기 리뷰가 9일 발표될 예정이고 각종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지수 편입 등이 이번 주 후반부터 시작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수급 이슈가 연달아 있다”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기관이 미리 대형주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0포인트(0.19%) 내린 2745.06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원 70전 오른 1200원 70전에 마감했다. 연합뉴스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0포인트(0.19%) 내린 2745.06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원 70전 오른 1200원 70전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불균형 악재가 이달 중순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장 9일부터 EQM 리튬 및 배터리 기술지수 편입을 시작으로 오는 11일까지 2차전지 ETF 지수 추종 패시브자금이 약 6000억 원 가까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14일에는 MSCI지수 편입을 추종하는 기관이 LG에너지솔루션을 최대 4745억 원까지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 MSCI지수 편입 이슈가 끝나면 코스피를 짓누른 수급 악재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3월 10일 코스피200지수(4320억 원)와 4월 29일 Solactive 글로벌 리튬지수(2824억 원) 편입이 남아 있어 상반기 내내 LG에너지솔루션 수급 이슈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 수급 악재가 해소되더라도 국내 증시가 당분간 급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워낙 규모가 큰 것도 있지만 수급 이슈에 따라 지수 자체가 휘둘리는 것을 보면 국내 기업 실적이나 펀드멘털에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이번 주가 끝나면 수급 악재는 진정되겠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가능성도 있어 증시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우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