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326030)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뇌전증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연 매출 4000억 원을 첫 돌파했다. 작년 3월 엑스코프리의 유럽 판매 허가 관련 기술료(마일스톤) 유입 효과로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8일 컨퍼런스콜을 열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307억 원으로 전년동기 161억원 대비 1332.9% 올랐다고 8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344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SK바이오팜의 지난해 누계 매출은 4186억 원이다. 전년 260억 원 대비 1510.2% 성장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5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크게 오르면서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기술로 개발해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받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제품명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2020년 5월부터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판매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 관련 유럽 허가 및 중국·캐나다 지역 기술수출 관련 마일스톤이 발생한 것도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해외 판매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3월 유럽 집행위원회(EU)로부터 '온투즈리'란 제품명으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6월부터 유럽 파트너 아벨테라퓨틱스가 독일, 덴마크, 스웨덴,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상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과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그니스에 세노바메이트의 중국 판권을 이전하면서 총 2185억 원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작년 12월 캐나다 엔도그룹과 총 43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 발매를 준비 중이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의 작년 매출은 892억 원으로 전년 129억 원대비 589% 올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매출이 7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 4분기에만 279억 원 어치 판매되며 앞서 발매됐던 경쟁 약물들의 발매 20개월차 분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2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상승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남미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도 기술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을 비롯해 유럽 주요 40개 국에서 발매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인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테인에서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아시아 지역 발매를 위해서는 중국·일본·한국 3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이을 후속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올해 1월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SK바이오팜의 첫 표적항암 신약 ‘SKL27969’는 FDA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고 미국 임상 1상에 돌입했다. miRNA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나섰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망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하며 혁신신약 R&D 생산성 및 효율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며 “뇌전증 감지 및 예측을 위한 디바이스 개발 및 관련 기업 투자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비즈니스 확장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