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프로가 찾는 ‘장타 프로’…“이론에만 얽매이면 스텝 꼬여요”

360야드 비거리 몬스터 이종혁 프로 인터뷰

정보 과잉 시대…머리로만 골프 익히는 실수

일단 세게 치는 감각 깨운 후 정교함 더해야

스윙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종혁. 김세영 기자스윙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종혁. 김세영 기자




이종혁이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세영 기자이종혁이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세영 기자




장타는 골퍼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동반자의 기를 꺾는 강렬한 한 방은 자존심과 연결되기도 한다. 주말 골퍼들의 새해 소망 중 빠지지 않는 것도 비거리 늘리기다. 장타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파워 히터’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프로골퍼 이종혁(30)을 만났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360야드를 넘나드는 ‘찐 장타’를 선보이는 그의 영상이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에는 남자 투어 프로들이 장타 팁을 얻기 위해 그를 찾는 경우도 있다.



“볼을 멀리 때리기 위해서는 3가지가 커야 해요. 회전 반경, 지면 반력, 그리고 스피드죠. 문제는 운동 능력과 스윙, 체형이 제각각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매커니즘에 얽매이지 말고 일단 자유롭게 치라고 조언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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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은 ‘정보의 과잉’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마우스 몇 번만 클릭하면 골프 관련 이론이 쏟아지니 초보 골퍼들의 입에서도 전문 용어가 술술 나온다”면서 “몸이 아니라 머리로 먼저 스윙을 익히려고 하니 제대로 된 동작을 소화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장타자가 된 비결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주니어 시절 형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거리로 이길까 고민했다. 그러면서 계속 강하게 치다 보니 점점 거리가 늘었다”며 “장타를 치려면 우선 세게 휘두를 수 있는 감각과 근력을 키우는 게 먼저”라고 했다. 일단 힘껏 때릴 줄 아는 몸을 만든 후에 잘못된 부분을 하나씩 고쳐나가면 어느 순간 똑바로 멀리 날리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게 이 프로의 설명이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 6년간 테니스를 하던 이종혁은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태국으로 여행이나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는데 가서 보니 전지 훈련장이었다고 한다. 얼떨결에 골프에 입문한 그는 한 달 만에 홀인원과 80타 중반의 스코어를 기록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투어 프로의 꿈을 키우던 그는 19세이던 2011년 큰 사고를 겪었다. 그 트라우마로 한동안 골프도 멀리 했지만 골프 입문 5년 만인 2012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준회원)가 됐다. KPGA와 아시안 2부 투어 등을 뛰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서서히 장타자로 이름을 알리던 그는 해외 전지훈련 중 뒤바람 덕을 봤지만 411야드 파4 홀에서 1온을 하기도 했다. 군 공백기를 거쳐 2017년부터 다시 2부 투어를 뛰던 그는 코로나19로 투어 활동이 어렵게 되면서 레슨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이종혁은 “아직 투어 프로의 꿈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올해 다시 도전을 해볼 생각”이라면서도 “다른 사람을 지도하는 이 일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제 가르침을 받고 실력이 향상됐거나 거리가 늘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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