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지난 2011년 3월 원전 사고 이후 금지해온 일본 후쿠시마 지역의 농수산물 식품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내부의 반발에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대만 정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엄격한 통관 검사를 전제로 후쿠시마를 포함해 주변 5개 현의 식품 수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해당 지역 일대의 식품 수입을 금지해온 대만이 10년 만에 이 조치를 해제한 것이다. 뤄빙청 대변인은 “국제표준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전량 통관 검사와 함께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에 대한 방사선 검사 결과와 산지 증명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대만 정부가 제1야당인 국민당 등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허용을 결정한 것은 일본 주도의 CPTPP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의 대(對)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CPTPP 가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CPTPP 가입을 신청한 대만은 일본의 지지를 얻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대만 측에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을 요구해왔다.
대만은 같은 맥락에서 2020년 12월 가축 성장 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포함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도 허용했다. 미국과 대만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락토파민 돼지고기 수입 제한이 풀리면서 지난해 양국 간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회담이 재개됐다. 락토파민 함유 미국 돼지고기 수입에 이어 후쿠시마 식품 수입도 허용됨에 따라 미·대만 FTA에 이어 대만의 CPTPP 가입 논의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