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함영주, 외환은행과 화학적 결합 주도… “디지털 전환 이끌 적임자”

함영주 부회장, 차기 회장 발탁 배경은

조직 통합 리더십·ESG활동 높은 평가

법률 리스크는 큰 변수 안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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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을 새롭게 이끌 적임자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발탁된 것은 하나은행과 한국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은행장으로서 보여준 ‘조직 통합 리더십’이 가장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함 내정자는 지난 2015년 9월 초대 통합 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남다른 영업력과 하나·외환은행의 조속한 통합을 위한 ‘배려’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통합 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약 1년 만인 2016년 6월 성공적인 전산 통합과 양 은행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해 시너지를 높였다. 그 결과 함 내정자가 2016년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은행 통합 첫해인 2015년 말 9097억 원이던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말 2조 6372억 원으로 189.9%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이미 2020년 말 당기순이익을 상회하는 2조 681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힘쓴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함 내정자는 지난해 신설된 그룹 ESG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각종 ESG 활동에 앞장서왔다. 아울러 2017년 6월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행·증권 등 그룹 내 모든 인적·물적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한곳에 집약시킨 ‘청라통합데이터센터’ 개점에도 일조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이날 함 내정자 선정 배경과 관련해 “그룹의 ESG 총괄 부회장으로서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면서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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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함 내정자가 ‘디지털 전환’과 ‘해외 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지 않으면 기존 금융사뿐 아니라 빅데이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올 신년사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최우선 가치로 제시하며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글로벌 이익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하나금융은 2014년 1월 비전 선포식을 열어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2019년 11월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을 인수해 올 1월 13일 기준 투자 수익률이 70% 상회하는 등 해외 투자 경험이 있는 만큼 글로벌 부문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두 건이나 있어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체로 승소한 만큼 법률 리스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함 내정자는 채용 관련 1심 재판 결심을 앞두고 있고,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채용 관련 항소심 재판을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무죄판결을 받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데 불복해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함 내정자는 다음 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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