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공감] 옳아 마땅한 일 하지 말라





리 클라우는 맥킨토시의 ‘1984’, 애플의 ‘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와 같은 위대한 광고를 만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그의 은퇴를 기념하며 만든 ‘디스럽션 매니페스토(Disruption manifesto)’ 영상은 그의 생각을 압축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옳은 일을 하지 마라. 회의에서는 멋지게 들리고, 차트에서는 환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을 것이다. 옳은 일은 충분히 멋지다. 하지만 충분히 멋진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옳지 않은 일을 하라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용감한 일을 해라. 그것은 당신의 잠을 방해하고, 수백만 가지의 의문을 던진다. 잠시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곧바로 천재적인 일이 된다. 그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이근상,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2021년 몽스북 펴냄)




브랜딩 전문가 이근상은 작은 브랜드가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 생존할 수 있을 지를 탐구했다. 작은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통쾌한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린 사례들이 그득한 이 책은 작지만 놀라운 혁명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사탕수수 등 친환경 재료로 가벼운 신발을 만들어 ‘실리콘밸리의 유니폼’이란 별명이 붙은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창업자는 자신의 업을 이렇게 요약했다. “우주에 흔적을 남겨라.” 이 예측 불허의 시장이라는 우주에서 대체 어떻게 내 이름을 새길 수 있을까?



저자는 ‘마땅히 옳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회의에서 멋진 말을 하고 차트에 환상적인 수치를 그리는 것만으로는 사내에서는 약간 멋질지언정 우주에서는 빛날 수 없다. 용감하고 창의적인 일, 잠 못 들어 뒤척일 만큼 나를 미치게 하는 일, 당장은 우스워 보일지라도 끝내 천재적인 일이 될 사업에 몸을 던져야 한다. 이것은 단지 기업 운영과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유명세도, 자본도 없이 가장 보통의 삶을 100년간 운영해야 할 보통 사람들의 인생사업에도 유용한 이야기이다. /이연실 출판편집자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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