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여학생 샤워실과 여교사 화장실에서 700회에 달하는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9일 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38)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하고 12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이씨는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근무하던 학교 여자 기숙사 샤워실과 여자 화장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화장실 등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700회 이상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학교에서 휴대전화로 여성 신체를 촬영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교육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성이 높은데도 장기간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아이들을 보호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신성한 배움의 장소인 학교에서 범행했으며 자신을 신뢰하는 동료 교사들을 상대로 범행을 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불법 촬영 영상을 타인에게 공유하거나 유포한 정황은 없고,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한 점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서 유리한 정황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