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효율 2배·수명 3배 늘린 '청색 OLED' 개발

■이준엽 성균관대 교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에너지소비 확 낮춘 소자 개발

디스플레이 초격차 기술 확보

세계 최초 상용화도 눈앞에 둬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인 이준엽(앞줄 왼쪽 다섯번째)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와 연구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인 이준엽(앞줄 왼쪽 다섯번째)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와 연구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전기 자극을 받아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출현은 첨단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00년대 들어 AMOLED 디스플레이의 대중화는 브라운관 방식의 TV와 컴퓨터 모니터가 자취를 감추게 만들었다. 화질이 선명하고 얇고 유연하고 제조 공정도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TV 화면 디스플레이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삼성과 LG가 관련 기술을 선점했으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OLED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적·녹·청색 OLED 소재 중 가장 수명이 짧은 청색의 효율성과 수명을 동시에 높이고 있는 연구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인 이준엽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세계 최초로 고효율 청색 유기 발광 소자의 상용화를 목전에 둔 공을 인정받아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한다.



OLED가 선명한 빛을 내려면 적색·녹색·청색의 세 가지 발광 소자가 필요하다. 적색과 녹색은 고효율·장수명 인광 재료가 개발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청색 고효율 인광 재료는 수명이 짧아 효율이 낮은 형광 재료를 사용하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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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청색 OLED.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청색 OLED.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청색 OLED 연구성과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청색 OLED 연구성과


이 교수 팀은 지난해 고효율·장수명 OLED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청색 소자를 개발했다. 이 교수는 “OLED 연구의 대표적 난제인 청색 발광 소자의 효율과 수명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며 기업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효율 OLED는 전기에너지를 손실 없이 완벽하게 빛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 오랜 시간 전기에너지를 흡수한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유기 발광 재료는 화학결합의 안정성이 떨어져 오랜 시간 큰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으면 분해가 쉽게 일어난다. 청색 OLED 소자는 적색이나 녹색보다 발광 에너지가 커 그만큼 분해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 오랜 수명 확보가 어렵다.

이 교수 팀은 고효율을 구현하면서도 에너지를 흡수하는 시간이 짧고 청색을 구현하면서도 전체 발광 에너지를 낮출 수 있는 신개념 발광 재료와 발광 소자를 개발했다. 화합 물질인 트리아진과 카바졸을 이용해 새로운 청색 발광 소재를 내놓은 것이다. 상용화 가능 수준의 소자 구조 최적화를 통해 기존보다 효율은 두 배, 수명은 세 배 늘렸다. 이 과정에서 삼성종합기술원의 최현호 상무, 전순옥 박사 등과 공동 연구를 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한 번 충전으로 지금보다 더 오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낮은 효율과 짧은 수명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색 유기 발광 소자의 효율과 수명을 개선할 수 있는 독자 소재와 소자를 개발했다”며 “차세대 고효율 청색 유기 발광용 소재 및 소자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해 국산화와 제품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교수는 지난 16년간 OLED 소재와 소자 개발 연구와 관련된 논문 550여 편을 SCI저널에 발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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