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류 연구자' 샘 리처드 "韓콘텐츠, 재생산 경향 커… '변화' 필요"

미 대표적 한류 연구자

샘 리처드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

콘진원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

기조강연 통해 창작자들에 조언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 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 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에서 손꼽히는 한류 연구자인 샘 리처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류 창작자들에게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가 과거·현재를 재생산하는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때로는 변화를 강제로 불러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국적인 것’을 유지하되 현재의 모습과 조금씩 다르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리처드 교수는 9일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2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에 온라인 연사로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한류의 인기를 예상했던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앞으로 세계에서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을 뿐 아니라 “자녀가 있다면 로마나 파리·런던이 아닌 서울로 보내겠다. 미래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다면 동쪽으로 가라”라고 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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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K콘텐츠, 한류의 매력과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먼저 최근 한류 콘텐츠의 특징이 ‘변화’가 아닌 ‘재생산’이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교수는 “한국 문화 콘텐츠는 세계 다른 지역과 매우 다르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과거에 혁신적이라고 간주됐던 것을 모방한다”며 “예를 들면 ‘먹방’의 경우 매우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던 콘텐츠인데 단기간에 같은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모두가 서로를 베꼈다”고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한류의 힘이 더 커지게 하려면 ‘한국 브랜드’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해외와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되 한국이 가진 고유한 점은 꼭 지켜야 하고 과거의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처드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의 인기와 소비 방식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는 매우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다.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상품을 스스로 직접 찾아서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이 한류 콘텐츠를 자기 주도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콘텐츠의 폭력성과 선정성의 수위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노골적인 폭력과 성행위 장면들은 콘텐츠 소비자들의 감정 흐름을 방해하기 십상인데 한류 콘텐츠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한국 남성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에 대해 “미국·유럽·남미 등지에서 남성성과 여성성 등 젠더 경계를 무너뜨리는 경향과 맞물렸다”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자들이) 젠더의 경계를 허문 젊은 남성들로 이뤄진 아이돌을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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