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사각지대 놓인 김치코인…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의심

박선영 동국대 교수 발표

국내발행 120개 대부분 특정 거래소 쏠림

시가총액보다 거래량이 큰 경우도 많아





한국에서 발행된 일부 가상자산(코인·토큰)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에서만 유통되거나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발행인과 유통인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쉽게 형성돼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시장 특징과 현황’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해 7월 기준 4대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모든 가상자산 정보를 수작업으로 수집한 뒤 글로벌 가상자산데이터베이스와 통합해 국내 거래 중인 가상자산 특징 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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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분석 결과 국내 발행 가상자산 123개 중 테라(Terra), 클레이튼(Klaytn), 아이콘(ICON) 등을 제외한 나머지 120개는 특정 거래소에서 대부분 거래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단일 거래소에 거래가 집중될 경우 자전거래나 시세조종이 용이하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가상자산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이 1보다 큰 경우도 11건 관찰됐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시가총액 대비 0.03~0.04 수준이고 이더리움은 0.05~0.06인 만큼 이는 자전거래나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계량지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특정 코인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이 15배로 업비트에서만 거래량의 99.7%가 발생했다. 해당 코인은 지난해 8월 미국 코인베이스에 상장됐는데 일반적으로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 지원은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사실상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내부자 거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사업자 상장 양상이 다른 만큼 불공정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봤다.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193개 중 43.5%가 국내 발행됐고, 46.1%는 국내에서 코인원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 시가총액이 100만 달러(11억 원) 이하인 가상자산도 16개다. 이 역시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하나의 거래소만 상장돼 있으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코빗은 46개만 거래되고 국내 발행은 4개, 국내서만 거래되는 것은 4개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수를 늘리는 것이 거래량에 따른 수수료가 유일한 수입원인 거래소 입장에서 유리하지만 투자자는 검증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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