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사진) 전 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사장이 HMM(011200)호(號)를 이끌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은 지난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배재훈 HMM 대표 후임자로 김 전 현대글로비스 및 현대위아 사장을 선정했다. 최종 결정은 이날 오후 김 전 사장에게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장은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HMM 신임 대표로 공식 취임한다.
김 전 사장은 상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2009년 5월 현대글로비스에 마흔 다섯의 나이로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2017년 말까지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2018년에는 현대차그룹 주요 부품사인 현대위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10년간 일하다 현대글로비스 북미법인 최고재무담당자(CFO) 등을 역임한 후 2007년에는 현대차그룹으로 복귀해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좌했다. 2대에 걸쳐 그룹 총수를 보좌했던 그는 두터운 신임 아래 ‘최연소 대표’ ‘최연소 사장’에 올랐다.
김 전 사장은 현대글로비스를 국내 1위 물류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재임 당시 그는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힘썼다.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BMW·GM·도요타 등 완성차 운송 업체인 ‘아담폴’을 인수했고 에쓰오일과 1000만 톤의 원유 수송 계약도 체결했다. 또 중고차 경매 사업을 시작했으며 유수에스엠을 인수하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 그 결과 2009년 취임 후 매해 최대 실적 기록을 써나갔다.
HMM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던 배 대표는 3년 임기 끝에 물러나게 됐다. 배 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26일 만료된다. 앞서 배 대표는 2019년 3월 임기 2년으로 선임돼 HMM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임기 1년 연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추가 연임은 불발로 끝났다. 한편 이번 대표 인사와 관련해 HMM은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서종갑·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