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곡물가 치솟고 외식물가 급등…음식료株 몸값 ‘쑥’

이달 코스피 음식료 지수 7.5%↑

무학·하이트진로 등 줄줄이 올라

제품가 인상에 실적개선 기대감 커

변동장서 경기방어주 매력도 부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가가 치솟는 데다 외식 등 소비자물가마저 오르며 음식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소비자물가 역시 급등하는 분위기 속에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주요 음식료·외식 기업들은 줄줄이 제품 값 인상에 나서며 이익 개선의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7.54% 상승해 이 기간 코스피시장의 수익률(3.17%)을 2배가량 웃돌았다. CJ제일제당(097950)·오리온(271560)·하이트진로(000080)·농심(004370)·롯데칠성(005300) 등 주요 식품 기업이 대거 포함된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4%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전날인 지난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에 큰 폭의 주가 오름세를 이어간 기업들도 많았는데 주류 업체인 무학(25.7%)과 하이트진로(17.69%), 식품 기업인 SPC삼립(16.57%), 삼양식품(12.03%), 사조산업(10.86%) 등이 두 자릿수 변동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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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주의 상승세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 움직임과 관계가 깊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져 원자재·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생산자 물가 급등으로 이어진 것이 지난해까지의 일이었다면 최근에는 부쩍 오른 원가 탓에 소비자물가마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5% 폭등하며 4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인데 6일 발표된 1월 외식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5% 올라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농산물·곡물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국내 주요 식품·외식 기업들도 제품 값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경우가 부쩍 늘었다. 옥수수·소맥·원당 등 원재료 값이 뛰는 상황에서 주요 식품 기업이 냉동만두·장류·커피류 등 가공식품 가격을 잇따라 올렸고 빵·아이스크림·탄산음료 값도 인상했다. 최근에는 소주 원료인 주정 가격이 10년 만에 7.8% 오르고 수입·수제 맥주의 공급가 또한 인상되며 소주·맥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류 업체의 주가도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 역시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음식료주에 대한 투자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다른 업종 대비 가격 민감도가 낮은 필수재에 속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품 가격 전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며 “최근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도 더한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일상을 회복하면 음식료 등 소비재와 외식 수요가 한층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요소다.

다만 음식료 기업의 수익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곡물가가 지금보다는 안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밀·옥수수·대두 등의 국제 곡물가는 남미의 작황 부진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안 등으로 밀 가격이 1년 만에 19%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이 판가로 전가되는 과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곡물 가격의 하향 안정화 속도에 따라 수익성 개선 시기와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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