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분노의 中 '한복공정'…우리 보고 '도둑'이라고 하는데[영상]

김치·갓·삼계탕·사물놀이에 한복까지 '우리 것' 우기는 중국

한국인에게 오히려 '도둑' 적반하장, 정부 대응은 미온적

중화사상·중국몽 강조하며 끝없는 분쟁…실익 챙길 방법은








여러 나라가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베이징 올림픽이 지난 4일 개막했습니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낯익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족을 대표하는 한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한 것입니다. 한복이 조선족의 전통의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한복을 자신들의 전통의상이라고 우기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입니다. 한복뿐만이 아닙니다. 갓이나 김치, 삼계탕, 심지어는 사물놀이까지 한국의 전통문화를 모두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그리고 중국이 이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개막식에서 한복이 등장하자마자 한국인들은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이 한복에 대해서 소유권을 주장한 건 드라마나 예능, 게임 같은 콘텐츠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복 입은 사람을 등장시켰으니 화가 날 수밖에요.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대선 주자들까지 나서서 한 마디씩 할 정도였습니다.



한국인들의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데 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좀 이상합니다. ‘한국인들은 왜 한복을 자기 것라고 우기냐’면서 한국인을 되려 ‘도둑’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말을 중국이 하고 있는 모양새죠.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국민들의 화난 마음을 충분히 대변해주진 못했습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은 중국이 한복을 자기 것이라고 우길 것을 우려해 한복을 입고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의사 표명은 없었죠. 황 장관은 “공식적인 항의를 할 필요까진 없으며, 싸우자고 덤벼드는 순간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역시 한복은 재론의 여지 없이 한국의 전통 의복이라고 강조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중 양국의 우호정서 증진을 위해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지 않을 거라는 입장도 덧붙여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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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처럼 생떼를 부리면서 다른 나라와 트러블을 일으키고 있는 건 비단 우리나라의 이야기뿐만은 아닙니다. 중국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미국과 갈등을 빚어 왔어요.

미국의 원천기술을 중국이 계속해서 빼내가고 그 과정에서 보안상의 이슈도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에는 호주와 중국도 대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호주가 중국에 코로나19의 진상규명을 요구하자 ‘코로나19가 왜 우리 탓이냐’며 시작한 외교 갈등이 무역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호주 수입품목에 여러 이유를 들어 반덤핑 규제를 가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수입을 제재한 게 호주산 석탄입니다. 이 일로 중국은 전력난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기도 했죠.

외에도 중국은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와 관련해 EU 등 여러 나라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14개의 나라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죠.



이처럼 중국이 남의 문화를 자기 것이라고 마음대로 주장하고, 외교관계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앞뒤 가리지않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중화사상을 꼽고 있습니다. 중화에서 중(中)은 지리적·문화적 중심을 가리키고 화(華)는 뛰어난 문화를 뜻합니다. 중국이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이며 가장 발전된 민족이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이 중화사상인 것입니다. 중국이 최고니까 과거에 조금이라도 중국과 교류를 했다면 중국 영향을 받은 중국의 속국이 되는 거고, 외교적으로 충돌이 생겨도 중국 탓이 아니라 상대 국가 탓인 겁니다.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 굴기’, ‘중국몽’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 패권국이 되겠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호주, 유럽처럼 시원하게 대응을 하면 좋을텐데, 우리에겐 그만한 경제력이 없어서 그럴 수 없지 않냐고요? 우리나라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나 되는 것을 고려하면 맞는 말이에요. 물론 호주는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는데도 맞섰긴 하지만요.

중국은 언제든 자신에게 맞서는 국가에 경제적으로 보복을 가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지난 사드 보복 때 한국 기업을 보이콧했던 것도 그렇고요. 최근에는 미국의 기업인 나이키 불매운동도 거셌죠.



하지만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과 영토분쟁도 끝도 없이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도는 중국과 접경지역에서 총격까지 오갈 정도로 무력 충돌을 했고요. 필리핀이나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는 해상 관할권을 놓고 대치 중입니다.

중국의 한복 공정을 ‘어쩔 수 없지’ 하고 덮어 놓기엔 더 큰 분쟁으로 번질 우려도 있는 겁니다. 소중한 우리 한복을 지키면서 대중 무역의 실익까지 챙기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현정 기자·정민수 기자·이유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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