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들의 구매 센티멘트 개선과 업체의 투자 감소로 메모리 업황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 2분기로 갈수록 D램 스팟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 낸드 업체 키옥시아 화재로 낸드 업황 역시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이런 우호적인 환경에 힘 입어 삼성전자(005930)가 올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9만 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14일 키움증권은 공급 과잉에 시달려오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인 개선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안 지역 봉쇄와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이 고객들의 매수를 부추기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 증대로 업체들은 신규 증설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반도체 장비의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1년까지 길어지면서 증설 물량도 적기에 공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D램의 설비투자는 ‘DDR5에 대한 신규 증설’과 ‘인프라 투자’를 제외하면 상당히 보수적을 집행될 전망”이라며 “DDR4를 주로 거래하는 D램 스팟 시장은 성수기인 2~3분기로 갈수록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과잉 공급에 시달렸던 낸드도 업체들의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 중이며, 키옥시아의 공급 차질은 구매 센티멘트를 자극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빠른 개선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7조 원에서 61조 원을 상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환경 변화는 2분기 D램과 낸드 고정가격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바닥을 확인했으며,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주가 조정은 적극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