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빅테크의 초심과 혁신

◆금융부 김현진 기자





“백 투 더 베이식(back to the basics),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지난주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다시 한번 경영진 스톡옵션 행사에 대해 사과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회사 지분 878억 원어치를 한꺼번에 현금화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카카오페이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 대내외 신뢰에 손상이 갔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는 ‘초심’이라는 키워드를 꺼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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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은 다르지만 국내 빅테크 2강 중 하나인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해 대표 관련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해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서 내려왔고 오는 3월 대표직에서도 물러난다.

양 사 모두 대표 이슈로 뒤숭숭했지만 매출은 이와 상관없이 성장세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2년 사이 매출이 두 배 넘게 성장했으며 두 회사의 지난해 간편결제 거래액은 137조 원에 달했다. 하지만 과연 그 안에 빅테크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두 회사는 수많은 사용자가 확보된 탄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결제 사업이 중심이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우리은행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스토어 대출만 눈에 띌 뿐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저도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이는 등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얼마나 강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존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것 외에 과연 혁신적으로 한 게 무엇이 있는지 하면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행인 것은 양 사 모두 곧 대표가 바뀌면서 변화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도 출범할 예정인 만큼 보험업에서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테크들은 금융업 진출에서 기존 금융사들이 하지 못했던 소비자 경험에서의 혁신을 강조한다. 두 빅테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혁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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