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세무회계 '삼쩜삼'에 뭉칫돈 쇄도…"법률·세무 전문직 플랫폼 고공성장"

1년 만에 기업가치 10배…3300억 기록

HB·에이티넘·DSC 등 앞다퉈 투자 참여

더 낸 세금 돌려주는 서비스에 700만 열광

기존 세무업계와의 충돌 문제 해결은 과제





법률·세무 등 전문 직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의 최근 잇따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과거 대형 직역단체의 반발로 서비스 운영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제는 서비스 효율성이 입증되고 정부 당국도 스타트업 손을 들어주며 전문직 플랫폼 서비스 성장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1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세무회계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국내 벤처캐피탈(VC)로부터 3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회사의 대표 서비스인 세무회계 플랫폼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도약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자는 H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참여한다. DSC인베스트먼트와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자비스앤빌러스의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개인 세무 시장 혁신을 목표로 2015년 출범한 세무회계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명함관리 서비스 '리멤버(드라마앤컴퍼니)'를 설립해 성공 신화를 일군 김범섭 대표가 창업자다. 인공지능(AI) 경리 '자비스'와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삼쩜삼'이 대표 서비스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1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자비스앤빌런즈의 기업가치다. 이번 투자에서 VC들은 자비스앤빌런즈의 투자 후 기업가치를 약 3300억 원으로 평가했는데 작년 초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 약 300억 원에 비하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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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앤빌런즈의 급성장 배경에는 2020년 5월 출시한 ‘삼쩜삼’의 엄청난 인기가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들의 세무 신고를 대행해주는 서비스인 삼쩜삼은 라이더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의 개인 사업 소득자가 보통 ‘3.3’%의 원천세를 내고 급여를 받은 후 세금을 돌려받는데 착안한 것이다. 세무 신고뿐 아니라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까지 찾아주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특히 세금 문제에 민감한 젊은 사업자들이 간편하게 더 낸 세금을 돌려받게 해주는 삼쩜삼에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실제 삼쩜삼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7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세금 환급액도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삼쩜삼은 세금 환급액의 약 10%를 수수료로 받고 있어 해당 서비스로만 1년 만에 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CEO&STORY>김범섭 자비즈앤빌런즈 대표./오승현 기자 2021.10.05김범섭 자비즈앤빌런즈 대표./오승현 기자 2021.10.05


법률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도 최근 23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2019년 시리즈B(140억원)를 받은 데 이어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 최초로 누적 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대형 포털보다 광고비가 저렴해 변호사들 가입이 급증해 한때 플랫폼 내 변호사가 4,000명까지 늘었고 지난해 기준 법률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의 월 평균 방문자 수도 100만명에 육박했다.

자비스앤빌런즈와 로앤컴퍼니는 모두 세무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와 같은 직역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한국세무사회 등은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자비스앤빌런즈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격자의 세무 대리 행위가 시장 질서를 파괴한다는 취지에서다. 로톡도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로톡 광고비를 두고 변호사법을 두고 다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당국이 이들 플랫폼의 합법성을 인정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찰이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세무사회와 자비스앤빌런즈의 경찰조사 결과는 2월 초쯤 나올 예정이지만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로톡 사례처럼 중장기적으로 세무 플랫폼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비스앤빌런즈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각지대에 있던 소액 세금신고 대상자들에 세무 서비스 혜택을 제공해 주고 있어 효용성이 크다" 면서 “기존 세무업계와 공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은 숙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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