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제학자들의 경고 "이대로면 5년뒤 1%대 성장에 그쳐"

한국경제학회 설문조사

저출산·고령화에 생산성 줄고

노동 경직성·규제로 성장 제약

“고용 유연화하고 기업 규제 풀어야”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 성형주기자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 성형주기자




저출산·고령화로 생산성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경직된 노동시장 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5년 뒤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경제학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경제학자 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5년 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어느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1%대, 8%가 0%대라고 답변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한 셈이다. 나머지 41%가 2%대를 예상했고 3% 이상을 고른 응답자는 한 명에 그쳤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5년 이동 평균은 지난 1998년 5.9%에서 2003년 5.0%, 2008년 4.3%, 2013년 3.1%, 2018년 2.1% 등 지속적인 하락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0%로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는 코로나19 기저 효과로 인한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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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성장 하락 추세를 보이는 원천적 원인에 대한 질문에 경제학자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를 꼽았다.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고려대 교수)은 “노동력 증가율의 둔화와 자본축적률의 하락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에 따른 생산요소 배분의 왜곡’을 문제로 본 학자들도 여럿 나타났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효율적인 자원의 재배치를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원인으로 지목한 뒤 “기업에 대한 적대적 사회 분위기는 기업 규제로 구체화되는 한편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기업을 착취하는 집단이 생겨나 정치적 세력화하고 그들의 이해를 지속 추구한 결과 기업 창의성이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성장 하락 추세를 반등시킬 가장 효과적 정책 대응으로는 ‘노동시장 안전망 확보와 더불어 기업 고용의 유연성 증대’ 등을 언급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디지털화된 경제에서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대와 신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시점의 정부 정책은 성장과 분배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분배보다는 성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답변과 성장 하락과 공통 원인을 식별해야 한다는 답변이 42%로 같았다. 성장보다 분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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