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공 분야 전직지원 강자 '스카우트'…퇴직 임원 특화 서비스로 민간 시장에 도전장

■문영철 스카우트 대표 인터뷰

200만 회원 보유한 국내 대표 HR 기업

제대 군인, 경찰 등 공공 집중했던 전직지원

지난해 포스코 임원 서비스 시작…민간으로 영역 넓혀

보유 헤드헌터만 100여명… 전직지원과 '헤드헌팅' 결합

중장년 전직지원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 예상


스카우트는 20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대표 인사관리(HR) 기업이다. 온라인 기반의 리쿠르팅 서비스를 바탕으로 1990년 설립된 스카우트는 이후 헤드헌팅, HR컨설팅, 채용대행, 아웃플레이스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인재뱅크’로 자리 잡았다. 현재 스카우트 소속으로 활동 중인 헤드헌터는 100여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은행을 찾듯이 인재가 필요한 기업은 스카우트에 의뢰한다.

전직지원서비스는 ‘인재뱅크’ 스카우트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사업 분야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국내에 전직지원시장이 처음 형성될 때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그룹의 전직지원 사업을 맡은 곳이 바로 스카우트다. 이후 민간 전직지원 시장이 정체기를 맞자 스카우트는 공공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2020년 5월부터 중장년 근로자의 전직지원서비스가 의무화되면서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등장했지만 스카우트의 이름이 잘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2022년 중장년 전직지원시장엔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스카우트가 공공영역에 집중했던 전직지원서비스를 민간 영역으로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는 어떤 무기로 차별화에 나설까. 라이프점프는 문영철(사진) 스카우트 대표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기 소개 부탁한다.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삼성에스원과 쌍용정보통신에서 전략기획 및 마케팅 전문가로 역량을 쌓아오다 1999년 페이버스 그룹(스카우트 모회사)에 합류했다. 페이버스그룹의 부회장으로 아웃소싱 및 HR 사업부문을 성장,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스카우트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스카우트는 어떤 회사인가.

”온라인 취업포탈부터 고급인력 헤드헌팅,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업무대행, 퇴직지원 아웃플레이스먼트, 인재파견 및 아웃소싱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소중한 인재를 확보하고 지원하는 토탈 인재비즈니스 전문기업을 표방한다."

-2020년 5월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전직지원서비스가 의무화됐다. 인지어스, 케이잡스, 이음길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등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스카우트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보이질 않는다.(웃음)

“사연이 있다. 스카우트가 그동안 공공 분야 전직에 집중한 탓이다.”

-어떤 의미인가.

“국내 전직지원 서비스가 도입된지 20년 정도 됐다. 초창기엔 디비엠, 라이트매니지먼트 등과 같은 외국계 기업들이 주도했다. 스카우트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의 전직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민간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질 못했다. 스카우트는 공공 쪽으로 눈을 돌렸다. 제대 군인 전직지원서비스의 초기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제안한 곳이 스카우트다. 이 사업은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 전직지원서비스가 의무화됐다. 지난해는 시장 여건이 조성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민간 전직지원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건가.

“그렇다. 하지만 모든 중장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진 않을 거다. 주로 임원급 출신 퇴직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작년부터 이미 시작했다”

-성과는 있었나.

“스카우트는 국내 3대 메이저 HR 서치폼이다. 활동 중인 헤드헌터 숫자만 1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전직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의 80% 이상이 제2의 인생 설계를 통해 전직에 성공했다.”

스카우트 전직지원 프로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사무실 모습. 왼쪽부터 개인 사무실, 리셉션, 아이디어 룸(사진제공=스카우트)스카우트 전직지원 프로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사무실 모습. 왼쪽부터 개인 사무실, 리셉션, 아이디어 룸(사진제공=스카우트)


-전직 매칭률이 매우 높다. 주로 어느 업종으로 진출했는지 궁금하다.

“포스코가 철강산업이다보니 전직에 성공한 사람 중 절반 정도는 유사 업종으로 갔다. 그 가운데 20%는 회사에서의 경력을 살려 해외 철강 관련 회사에 취업했다. 국내 철강 관련 회사들이 해외에 많이 나가 있다. 최근엔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도 철강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다.”

-임원급을 전직지원 서비스의 별도 명칭이 있나.



“그렇다. ‘마음드림’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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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인상적이다.

“고맙다. 인생의 오후를 맞은 중장년 임원들이 진정한 ‘나’를 찾아 온전히 자신 앞에 마주서고, 퇴직 후에도 특별함이 이어지도록 마음을 담았다는 의미다.”

-서비스 내용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스카우트만의 강점인 헤드헌팅을 프로그램에 녹여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전문 컨설턴트가 1대1 컨설팅으로 맞춤형 재취업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인이 직접 생애 목표를 수립하고, 컨설턴트가 옆에서 점검해준다. 스카우트 소속 컨설턴트들은 다양한 헤드헌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임원들이 스스로 모르는 역량을 캐치해 낼 수도 있다."

-전직지원 서비스에 해드헌팅 개념을 결합한 부분이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하는 지점인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헤드헌팅만 갖고선 안된다. 생애설계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퇴직에 임박한 나이가 아니라 회사에 취업해서 연령대별로 내 미래를 그려보는 생애설계 서비스가 기업들에게 확산돼야 한다. 그러면 뒷단에서 제공하는 헤드헌팅 서비스의 효과도 더욱 커진다. 근로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다.”

-임원 대상 전직지원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한 회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가 밖에 나오면 외톨이가 된다. 회사 안에서도 그렇고 밖에 나와서도 내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사람도, 공간도, 시간도 없다. 특히 임원급으로 퇴직했다면 그 상실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회사에 있을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우러러보고 존경했는데, 퇴직 이후 밖에 나오면 그냥 아저씨가 된다. ‘마음드림’ 프로그램이 가장 공을 드리는 부분도 이런 상실감을 치유하는 것이다.”

- 임원급이 아닌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전직지원 서비스는 할 계획이 없나.

“공공 분야에선 하고 있다. 퇴직군인이나 경찰, 공무원들은 직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영역에선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특화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 매출의 사이즈보다 품질로 승부하고 싶다. 이들의 역량을 최대한 끄집어내고, 이를 활용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이면 그 분야에서 대한민국 1%에 해당하는 전문가다. 나이 때문에 그 능력을 사장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불행 아닌가.”



-정부의 고용지원 대상에서 중장년은 청년층에 비해 소외된 감이 있다. 중장년 고용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용연장이던 정년연장이던 국가가 직업의 현장 시스템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인천공항 검색대에 꼭 젊은 친구가 있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60~70대 나이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외국 공항가면 할아버지들이 검색대에 많이 일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 같다.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변화를 봐도 앞으로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중요해질 것 같다.

“맞다.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다.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졸업생이 45만명이다. 5년 후면 27만명으로 줄어든다. 일본과 똑같은 구조다. 청년실업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는 부분이 있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인구절벽의 재앙을 맞는다. 기업들이 청년들을 자으려고 굉장한 경쟁을 벌일 거다. 청년들이 매우지 못할 일자리를 누군가 채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장년 전직지원 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맞다. 여기에 더해 생애설계서비스도 지금보다 더욱 강화돼야 한다. 40대에 50~60대를 준비하고 50대에 60~70대를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게 미래에 대한 준비,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대응하는 자세다. 청년 인구가 줄어 들었을 때 남아돌 고등학교, 대학교 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민감한 질문일 수 있다. 올해 5월이면 전직지원서비스가 의무화된지 만 2년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 전직지원업체들의 서비스 질은 기업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전직지원 사업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기업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양질의 전직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는데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현 구조 아래서 수주한 단가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슬 제공하는 게 참 어렵다. 스카우트가 민간 영역에서 매출이 좀 줄어들지언정 인원수를 줄여 임원 특화 서비스를 고집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수주 단가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제도에 타협하기보단 우리만의 서비스를 특화해서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충분한 대가를 지불할 거라 생각한다.”


박해욱·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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