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블랙록·뱅가드도 가세 "넷제로 외면 땐 투자 제외"

■유럽 연기금 '탄소중립' 경영 간섭

운용사도 온실가스 감축 적극 요구

투자은행엔 "친환경 대출 늘려라"


각국의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탄소 중립을 압박하며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선두에 선 곳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 등이다. ESG 투자 선구자로 꼽히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지난해 1월 주주서한에서 ‘넷제로’ 달성 운동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무시할 경우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블랙록은 미국 최대 석유 회사 엑손모빌에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이라며 경영진 선임 반대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뱅가드도 최근 기업의 ESG 책임을 강조하면서 ESG 관련 투자 인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는 글로벌 35개 투자사들이 골드만삭스·HSBC 등 27개 투자은행들에 탄소 배출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친환경 대출을 확대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35개 투자사에는 유럽 1위 자산운용사 아문디, 세계 최대 채권 투자 업체 핌코,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 리걸앤드제너럴투자매니지먼트(LGIM)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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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과 금융권도 글로벌 큰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블랙록은 “화석연료로 25%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서한을 KB금융에 보낸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ESG나 탄소 중립에 미온적인 기업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기후변화 대응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해외 주요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의 책임투자와 투자제한 동향으로부터의 시사점’을 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군수 업체, 담배 생산 기업 등이 주요 글로벌 연기금의 투자 배제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 리스트에는 한화·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SK이노베이션·SK홀딩스 등을 비롯해 담배 제조, 군수 기업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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