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지속항균 ABS' 가전에서 자동차까지…LG화학 기술연구소 가보니[뒷북비즈]

식기세척기·의료용 모니터 등

세균번식 취약한 손잡이에 적용

코로나19 확산에 수요 크게 늘어

안전성까지 잡고 유럽·북미 수출

고객들 고충 반영해 연구개발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지속 항균 고부가합성수지(ABS)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화학대전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지속 항균 고부가합성수지(ABS)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화학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지속 항균 고부가합성수지(ABS)’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취재진이 찾은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는 연구원들이 네모난 플라스틱에 작은 곰팡이나 균이 생길 수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이 플라스틱 제품은 지속 항균 ABS로 세균 번식에 취약한 주방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소재다. 수요가 급증해 현재 냉장고·김치냉장고·식기세척기 손잡이는 물론 의료용 모니터 외관 하우징 용도로 판매되고 있다.

기존 항균 소재들의 항균력이 짧게 지속되는 반면 LG화학의 지속 항균 ABS는 99.99%의 항균력을 일반 가전제품의 품질보증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 흰색을 포함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는 데다 색 지속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최적화된 물성 밸런스를 갖춘 점도 다양한 가전에 적용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인체 무해성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스펙은 물론 일본 항균제균제품기술협회가 부여하는 SIAA 인증 등 안전성과 관련된 모든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며 유럽연합(EU)·북미 등 주요 시장으로 수출 길을 넓혔다.



LG화학은 가전제품 보증 기간 동안 항균력이 유지될 수 있는 ABS 소재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기존의 항균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항균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흰색으로 제품이 구현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LG화학은 이 같은 고객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끝에 고객 니즈에 최적화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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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일 ABS개발담당 연구위원은 “지속 항균 ABS는 기존 항균 소재의 한계점을 극복한 소재로 항균제 사용은 최소화하고 항균 지속력은 극대화되도록 개발한 것이 핵심”이라며 “강화된 위생 의식에 따른 항균 소재 수요 대응에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ABS 기술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지속 항균 ABS 개발은 일반적인 ABS에 비해 한층 까다로웠다. 통상 플라스틱 소재에 항균제를 넣으면 강도·내열성 등 다른 기능들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G화학은 특수 첨가제를 넣고 표면 위주로 항균제를 분포시켜 항균 지속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산업계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강화에 발맞춰 LG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지속 항균 ABS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강 위원은 “리사이클 ABS에 항균성이 필요하다는 고객 니즈에 맞춰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며 “리사이클 항균 ABS는 업계 최초로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ABS 경쟁력은 항균 기능과 재활용 공정 등을 거쳐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연간 약 200만 톤 이상의 ABS를 생산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화학은 지속 항균 ABS 소재를 가전제품을 넘어 자동차 핸들 및 내장재, 의료 기기, 터치스크린 등 손이 닿을 수 있는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으로 대폭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대전=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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