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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테이블 레스토랑 셰프의 요리철학 ‘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출간











한때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요리하는 셰프들이 큰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었다. 15분 만에 누가 봐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재미있는 입담과 멋진 쇼맨십은 덤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에 민감한 요리사들과는 별개로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원칙을 지켜내며 맛은 기본이고, 좋은 재료와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해온 셰프가 있다.

바로 원테이블 레스토랑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수부’를 운영하는 이수부 셰프로, 그의 미니멀리즘 요리철학을 담은 첫 에세이 <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가 출간됐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원테이블 레스토랑은 꽤 많지만, 그의 식당은 요리사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먹거리에 대한 신념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수부 셰프는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대학원에서는 조리외식경영을 공부했으며 졸업 후 신라호텔 재무팀에서 일하다 적지 않은 서른의 나이에 뉴욕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요리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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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신라호텔 조리팀에 재입사하여 근무했고, 대학에서 조리과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사십대 후반에 창업하여 8년째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료의 맛이 드러나고 손이 덜 가는 음식 스타일을 추구한다.

단순함과 간결함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의 태도는 뉴욕 요리 유학 시절 그 싹을 틔웠다.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요리사인 마크 비트먼이 뉴욕 타임스에 연재하던 ‘더 미니멀리스트’라는 칼럼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곁가지를 걷어내고 핵심을 꿰뚫는다는 의미로서도 그렇고, 재료 중심의 레시피에 집중하는 방식이 그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그는 무엇보다 몸을 중시하는 요리사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의 몸은 물론이고 만드는 사람의 몸도 강조한다. 먹거리와 몸의 상관관계에서 시작하는 그의 음식철학은 서비스와 관계에 대한 통찰까지 이어진다. 덜어내고 비우는 절제의 토대에서 다시 채워지는 몸과 식탁의 순환논리가 설득력 있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에서는 맛의 기본을 만드는 식재료의 선택 기준과 맛을 느끼게 하는 신체의 다양한 감각의 작용에 대한 이야기부터 원테이블 공간에 대한 운용 철학, 재료의 맛은 살리면서도 먹고 난 뒤 속이 편안한 조리방식 등 장인에게서 나오는 묵직한 확신과 경험의 논리가 담겨 있다.

또한 이수부 키친의 시그니처인 16가지 미니멀리즘 레시피도 실려 있어 독자들이 쉽게 집에서 시도해볼 만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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